[美대선 1년앞] ②내년 11월 3일까지 불꽃 레이스…초반 판세는

트럼프 재선 맞서 민주 바이든·워런 각축전…탄핵조사·경제 등 변수
코커스·프라이머리→전당대회…2016년 '숨은 표'로 트럼프 당선 이변
2020년 제46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할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일찌감치 재선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운동에 나섰으며 이에 맞서 민주당은 대선주자를 뽑기 위한 경선을 진행,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 선거인단 투표…'슈퍼 화요일' 코커스·프라이머리 주목

대선 레이스의 첫 번째 주요 일정은 양당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기 위한 전당대회 대의원을 뽑는 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다. 코커스는 아이오와 코커스가, 프라이머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가 '원조'로 통한다.

여기서 승리하면 초반 '승기'를 잡는 것으로 인식된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내년 2월 3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2월 11일에 각각 치른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수많은 후보를 4∼5명 안팎으로 1차 '정리'하는 역할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각 당 후보를 1∼2명 안팎으로 '압축'하는 역할을 한다.

코커스나 프라이머리를 가장 많이 치르는 화요일을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이라고 부른다.

이날 동시다발 경선에서 판세가 결정되는 사례가 많다. 선거인단이 많은 주가 화요일 동시에 경선해 이런 명칭이 붙었다.

내년에는 3월 첫 화요일인 3일이 슈퍼 화요일이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조지아 등 16개 주가 경선을 치른다.

미 대선은 선거인단을 통한 간접선거다.

전당대회에서 결정되는 각 당 대선 후보는 주별로 할당된 대의원이 전당대회장에서 지지 후보에게 투표하는 방식으로 선출된다.

대선 후보가 되려면 대의원 과반수를 득표해야 한다.

이를 '매직넘버'라고 한다.

공화당은 내년 8월 24일부터 27일까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민주당은 내년 7월 13일부터 16일까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연다.

대통령 선거일은 11월 첫 번째 월요일 이후의 화요일이다.

내년 대선일은 11월 3일이다.

엄밀히 말하면 대선일로 알려진 이 날은 대통령이 아닌 선거인단을 뽑는 날이다.

미 대선은 일반 유권자 투표 결과에 따라 주별 선거인단을 가져가는 '승자독식' 형태다.

선거인단은 정당별로 결정돼 있으므로 유권자 투표에 따라 선거인단이 배분되면 대통령 당선인이 결정된다.

다만 공식 확정은 선거인단 투표를 거쳐 이뤄진다.

선거인단은 12월 두 번째 수요일 다음의 첫 번째 월요일에 주별로 소집돼 투표한다.

선거인단 수는 538명이다.

50개 주의 상원 100명, 하원 435명 및 워싱턴DC에 배정된 3명을 합한 수치다.

캘리포니아(55명), 텍사스(38명), 뉴욕·플로리다(각 29명), 펜실베이니아·일리노이(각 20명) 등에 많이 배정돼 있다.

선거 다음 해 1월 20일에 대통령이 취임하면 대장정이 끝난다.
◇ 민주당 경선, 초반 열기 후끈…혼전 양상

최근 탄핵조사를 놓고 정치권 갈등이 격화하고 민주당 경선 레이스가 불붙으면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4명의 후보가 나섰지만,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도전 무대가 차려질 전망이다.

현재 18명의 후보가 뛰는 민주당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1,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주당전국위원회가 승인한 여론조사 기관의 전국단위 조사 평균치(10월24일 기준)를 볼 때 바이든은 27%의 지지율로 가장 앞선다.

워런은 23%로 뒤를 쫓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15%였다.

바이든과 워런이 나올 경우 트럼프에 앞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달 퀴니피액대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양자 대결시 바이든에게 16%포인트 차이로 뒤졌고, 워런, 샌더스에게는 10% 안팎으로 밀렸다.

7월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 조사에서도 트럼프는 바이든, 샌더스에게 밀리고 워런과는 동률을 보였다.

다만 누가 최종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상황은 바뀔 수 있다.

중도 성향 바이든은 국정 경험 등 안정감이 있지만 고령에 신선한 느낌이 떨어진다.

워런은 진보 색채가 뚜렷하고 뛰어난 토론 실력을 갖췄지만 확장성이 부족하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진영의 가장 성공적인 민주당 공격 전략은 '사회주의자' 꼬리표를 붙이는 것이며 이런 면에서는 바이든보다 워런이 상대하기 쉽다고 전했다.

결국 양자 대결 때는 양당 지지 기반을 중심으로 박빙의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대선 토론이나 현안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2016년 대선 당시에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지만, 결과는 트럼프의 승리라는 이변이 연출됐다.

힐러리는 일반 국민 총득표 수로 트럼프보다 280만표 이상 앞섰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밀렸다.

트럼프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힐러리를 304대 227표로 눌렀다.

승리 요인으로 여론조사에서 감지되지 않은 지지층 '샤이 트럼프' 유권자의 표심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를 잃은 러스트벨트(쇠락한 제조업 지대)의 백인 중산층 노동자들이 세계화와 이민정책에 대한 반감을 표출한 트럼프를 택했고, 여기에 변화를 바라는 심리와 '워싱턴 정치'에 대한 실망 등이 어우러져 '아웃사이더' 트럼프 당선이 연출됐다.

다만 4년 전과 지금은 정치 여건이 매우 다르다.

트럼프가 '러시아 스캔들' 특검에 이어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조사까지 받으면서 국정 수행 지지도는 낮아지고 탄핵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부담이다.

미 경제가 보기 드문 호황을 유지하는 것은 유리한 요소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 경제가 현 수준의 양호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트럼프가 내년 대선에서 이길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