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시위? 불황? 남의 일"…'명품'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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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MH·케링그룹 등 명품 매출 호조올 3분기 세계적 럭셔리 명품 브랜드는 또 다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 홍콩 시위 여파 속 중국 구매력 여전
▽ "소비 양극화에 고가 소비재 인기"
세계적 경기 둔화와 최대 명품 시장 중 하나인 홍콩 지역 시위 여파에도 불구하고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을 비롯한 럭셔리 패션 사업 부문 성장세를 견고했다. 소비 양극화 속 '특별함'을 찾는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탄탄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분석이다.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명품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올 3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을 발표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133억유로로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126억유로)를 웃돌았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루이비통의 대표상품 수요와 생산 설비 확대, 크리스찬 디올의 신규 매장 출점 등이 (매출 성장에) 주효했다"며 "시위 여파로 홍콩 매출이 25% 감소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매출 증가율이 12%로 둔화됐지만 유럽 지역의 중국인 구매 증가 등을 고려하면 중국인의 매출 기여는 상반기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구찌·보테가베네타 등 브랜드를 보유한 케링그룹(이하 케링) 역시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매출을 내놨다. 3분기 매출은 12% 증가한 39억유로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의 61%를 차지하는 구찌의 매출이 11% 증가했다. 과거보다는 성장률이 다소 둔화됐지만 지난해 고성장에 따른 높은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세계 최대 화장품기업 로레알그룹 역시 고가 화장품이 실적을 견인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72억유로로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랑콤·헬레나루빈스타인 등 고가 기초 화장품 브랜드의 호조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와 면세가 실적을 견인했는데 세계 화장품 시장 수요를 견인하는 중국 부문의 호조가 두드러졌다"며 "중국 내 럭셔리 화장품 호조에 힘입어 고가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글로벌 화장품 기업의 점유율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K뷰티 기업 역시 고가 브랜드가 3분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화장품 '후'와 함께 사상 최대 실적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자릿수 성장했다. 매출은 13% 증가한 1조9649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했다. 영업이익은 12% 늘어난 3118억원을 기록했다.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돈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거뒀다. 럭셔리 화장품 '설화수' 매출이 25% 뛰면서 매출을 견인했고, 채널 재정비와 마케팅비 효율화로 수익성이 40% 넘게 개선됐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 41% 증가한 1조4020억원, 1075억원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불황 속 고가 상품 호황 원인에 대해 소비 양극화와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의 고가제품 소비 강화 흐름에서 찾고 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명품 소비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며 "소비 행태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소비자들은 명품 시장과 저가 시장에서는 소비를 늘리고 있는 반면 중가 시장에서는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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