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남자의 로망?…'메르세데스-벤츠'는 두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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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기자의 [너의 이름은] 22번째
▽ 자동차 발명은 남편 칼 벤츠
▽ 첫 180km 주행 도전은 아내, 베르타 벤츠
▽ 메르세데스 역시 다임러 딜러 딸 이름
![1890년 다임러는 DMG(Daimler Motoren Gesellschaft)라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자동차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때마침 빌헬름 마이바흐(Wilhelm Maybach)가 합류하면서 함께 다임러 엔진을 개발했다. 사진 마이바흐 S650 [사진=벤츠코리아]](https://img.hankyung.com/photo/201911/01.20879408.1.jpg)
더 뉴 EQC는 벤츠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상징적으로 구현하는 모델로 지난해 9월 스웨덴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국내에서는 올해 3월 서울 모터쇼를 통해 대중에게 첫 선을 보였다.더 뉴 EQC로 미래차 시장을 향한 담금질에 들어간 벤츠는 그동안 '성공한 남자의 차량'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었다. 강렬한 엔진음으로 대변되는 벤츠만의 높은 주행 능력이 남심을 자극했던 것이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라는 이름이 두 여성의 이름을 혼합해 만들었다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설립자이자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발명한 칼 벤츠(Carl Benz)는 1844년 독일 카를스루에에서 태어나 공과대학을 졸업한 뒤 1883년 10월 독일 만하임에 '벤츠 앤 씨에(Benz & Cie)'라는 공업 회사를 설립했다. 1885년에는 단기통 4행정 엔진을 만든 다음 작은 차체에 탑재해 2인이 탈 수 있는 이동 수단을 만들었다. 이후 1886년 1월 독일 특허청에 특허번호 '37435'로 등록했고 이 발명품은 세계 최초의 자동차가 됐다.
![베르타 벤츠는 1888년 8월 두 아들과 함께 '페이턴트 모터바겐 타입3(Benz Patent-motorwagen Type 3)'를 타고 만하임에서 친정이 있는 포르츠하임까지 180km 왕복 주행에 성공하며 대중들에게 이동 수단으로서의 실용성을 증명했다. 사진 벤츠 페이턴트 모터바겐. [사진=유튜브 캡처]](https://img.hankyung.com/photo/201911/01.20879409.1.jpg)
이후 1890년 다임러는 DMG(Daimler Motoren Gesellschaft)라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자동차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때마침 빌헬름 마이바흐(Wilhelm Maybach)가 합류하면서 함께 다임러 엔진을 개발했다. 다임러 엔진은 자동차와 모터모트 등 동력을 필요로 하는 모든 이동 수단에 쓰였다.
19세기 말 DMG는 마이바흐를 중심으로 당시 자동차의 주 소비층이었던 상류사회 사람들을 겨냥해 고급차 제작에 돌입했다. 그 과정에서 영업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던 딜러 에밀 옐리넥(Emil Jellinek)이 DMG에 합류했다.동업자가 된 다임러와 옐리넥은 새 자동차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하다가 '우아하고 아름다운 강함'이라는 철학을 강조하기 위해 옐리넥의 딸 이름인 '메르세데스'를 1902년에 상표로 등록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독일 자동차 산업이 위기를 맞자 DMG도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어 어려움을 겪었다. 1924년 DMG와 벤츠는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하나로 합쳐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고 이것이 메르세데스-벤츠의 초석이 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엠블럼은 고틀립 다임러가 육지, 바다 그리고 하늘에서 최고가 되고자 했던 열망을 심벌화한 것으로 세 꼭지의 별은 최고의 품질과 안전, 편안함을 상징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