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대원 됐다고 좋아했는데…" 독도 헬기사고 안타까운 사연들

베테랑기장, 새내기·새신랑 구조대원 등 탑승자 주변 이야기 속속 전해져
31일 밤 독도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에 탑승한 실종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공군과 산림청을 거친 베테랑 헬기 기장 A(46)씨는 평소 부모는 물론 처가 식구들에게도 아주 자상했던 자식이자 사위였다.

교육 문제로 아내와 아이가 말레이시아에서 생활하다 보니 대구에서 혼자 살면서 가끔 충남 천안에 있는 처가에 들러서 하룻밤을 묶곤 했다.

A 기장의 처남인 B씨는 "매형이 가끔 출장을 와서는 아파트 욕실에 물이 새는 걸 발견하고 해결방법을 자상하게 가르쳐주는 등 무척이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평소 아들 같던 사위의 실종 소식을 듣고 멀리 포항까지 내려온 A 기장의 장모는 넋을 놓은 채 눈물만 흘리고 있어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유일한 여성 탑승자인 구조대원 C(23)씨는 소방관으로서 자부심이 컸던 새내기였다.

C 대원의 외삼촌 D씨는 "1년 전에 소방관이 돼 중앙119구조단에서 일하게 됐다며 무척 기뻐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C 대원의 동료들은 "늘 활기차게 일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C 대원과 함께 헬기에 탑승한 구조대원 D(31)씨는 결혼한 지 5개월 된 새 신랑인 것으로 알려졌다.

D 대원은 7년 전 소방 공무원이 된 후 지금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구조 현장을 누볐다.사고 소식을 들은 그의 가족들은 꼭두새벽에 경북 포항에 도착한 뒤 울릉도를 거쳐 독도 인근 사고 해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과 해경 등에 따르면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 한 대가 지난 31일 오후 11시 28분께 응급환자를 태우고 독도에서 이륙한 뒤 2∼3분 만에 바다로 떨어졌다.

헬기에는 환자 등 민간인 2명과 소방대원 5명 등 모두 7명이 탑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