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MC몽, 음원차트 1위 휩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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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8집 앨범 '채널8'로 컴백인기 아이돌그룹과 발라드 가수들이 강세를 보이던 음원차트에 최근 이변이 생겼다. 2010년 병역 기피 논란 이후 방송활동을 중단해 젊은 음악팬들에겐 이름마저 낯선 가수 MC몽(40)이 등장하면서다.
타이틀곡 '인기'로 인기몰이
여덟 번째 정규 음반 ‘채널8(CHANNEL8)’으로 지난달 25일 컴백한 MC몽은 타이틀곡 ‘인기’로 국내 주요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발매 다음날 오전 9시 기준으로 ‘인기’는 멜론을 비롯해 지니, 벅스, 소리바다 등 모든 음원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 ‘샤넬’도 멜론, 지니, 벅스, 소리바다 등에서 2위에 올랐다.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시간 파트2’ ‘무인도’ ‘온도’ ‘존버’ ‘알아’ 등 다른 수록곡도 모두 실시간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 1주일이 지난 1일에도 ‘인기’는 멜론 지니뮤직 1위, 네이버뮤직 벅스뮤직 소리바다 3위를 지켰다.일곱 번째 정규 음반 ‘U.F.O’ 이후 약 3년 만에 돌아온 MC몽은 ‘음원강자’로 불리는 혼성듀오 악뮤(AKMU), 가수 장범준, 헤이즈를 모두 제쳤다. ‘음원퀸’인 소녀시대의 태연마저 뛰어넘었다. 오랜만에 발표한 신곡으로 음원차트를 접수한 MC몽은 “꿈만 같다”고 했다.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음악을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청춘의 긴 시간을 대중과 떨어진 채 살았던 그로선 그럴 법도 했다. 2010년 병역 기피를 위한 발치(拔齒) 의혹 등으로 방송활동을 중단한 MC몽은 2012년 병역법 위반 혐의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입대 연기에 대해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가 적용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이후 자숙의 시간을 보낸 뒤 2014년과 2015년 음반을 내고 콘서트도 여는 등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고 방송활동도 여의치 않았다. 이번 음반은 이런 실패의 아픔을 딛고 내놓은 또 한 번의 도전이다.새 음반에는 더블 타이틀곡 ‘인기’와 ‘샤넬’을 비롯해 다채로운 장르의 열 곡을 담았다. ‘트로트 대세’ 송가인과 가수 박봄이 피처링에 참여해 음반 발매 전부터 화제가 됐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밀리언마켓에 둥지를 튼 MC몽은 음반 발매 당일,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음악감상회를 열었다. MC몽이 미디어를 대상으로 신곡을 먼저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한 건 약 9년 만이다.
긴장한 듯 굳은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MC몽은 “새 음반은 4년간 내 삶을 자전적으로 풀어낸 이야기의 곡들로 채웠다”며 “다 만들고 보니 마치 MC몽의 전용 채널처럼 느껴져서 제목을 ‘채널8’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박봄이 피처링에 참여한 타이틀곡 ‘샤넬’에 대해 그는 “겉은 화려하고 멋져 보이지만, 알고 보면 누구나 각자의 지옥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라며 “서로 토닥이고 위로해주면서 감싸주는 내용”이라고 했다.송가인은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과 국악을 접목한 ‘인기’를 피처링했다. 음반 발매 전에는 송가인을 향한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하지만 노래가 공개된 이후에는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MC몽은 ‘인기’에 대해 “젊은 날의 반성과 후회를 담아 ‘인기란 결국 대중에게 답이 있다’는 메시지를 풀어낸 곡”이라고 설명했다.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던 사람으로서 인기란 대중이 주는 힘이며 대중이 정답이라는 걸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그는 음악만으로 평가하고 흔쾌히 참여해준 송가인에게 고마워하면서 “(나로 인해)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걱정했다.
MC몽은 새 음반 발매 당일과 그다음 날 예스24라이브홀에서 단독 콘서트도 열었다. 두 차례 공연에 약 5000명이 모였다.방송 출연도 기대할 수 있을까. MC몽은 “방송 복귀보다 일상으로의 복귀가 우선”이라고 했다. 트라우마증후군과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는 그는 “상담할 때마다 ‘밖으로 나가서 사람을 만나라’고 해서 이번에 용기를 냈다”고 했다. 아직도 쏟아지는 악성 댓글과 비난에 대해서는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며 “예전의 영광보다는 소소한 일상에서 희망과 행복을 찾는 신동현(본명)이 좋다”고 미소 지었다.
김하진 한경텐아시아 기자 hahaha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