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으로 급여 이체 땐 SK 알뜰폰 요금할인
입력
수정
지면A9
KEB하나銀, SKT와 '혁신 맞손'KEB하나은행 계좌로 급여를 이체하면 알뜰폰(MVNO) 통신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다음달 나온다. 국민은행이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알뜰폰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금융회사와 통신사 간 제휴가 활발해지고 있다. 통신사 이용자가 은행의 특정 상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받는 형태의 단발성 제휴가 아니라는 게 공통점이다.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뺄 수 없는 형태로 제휴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통신사 손잡은 KEB하나銀KEB하나은행은 지난달 31일 SK텔레콤 및 알뜰폰업체 SK텔링크와 ‘디지털 기반의 금융·통신 혁신서비스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SK텔링크 알뜰폰 이용자가 KEB하나은행의 주요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면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것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급여나 국민연금 등 4대 연금을 KEB하나은행 계좌로 자동이체하면 우대 대상이 된다. 할인폭은 조율 중이다.
공인인증서 없이 금융거래 가능
웨이브·플로 등 콘텐츠 서비스 할인
빅데이터 연계…금융상품 개발도
KEB하나은행과 SK텔레콤, SK텔링크는 다음달 알뜰폰 요금 할인을 시작으로 다양한 제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의 디지털 금융 경쟁력에 SK텔레콤이 갖고 있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력, SK텔링크의 알뜰폰 및 국제전화 사업 역량 등을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판단에서다.
염정호 KEB하나은행 미래금융사업본부장은 “누구나 두세 곳의 은행과 거래하고 한 대 이상의 휴대폰을 쓰는 시대여서 충성도가 높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게 공통 관심사”라며 “특정 은행과 통신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결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다음달부터 SK텔링크의 알뜰폰에선 공인인증서 인증을 거치지 않고 바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알뜰폰 유심칩에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개인식별 기능을 넣기로 했다. KEB하나은행을 주거래계좌로 둔 SK텔링크 알뜰폰 이용자에게는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음악플랫폼 ‘플로’ 등을 할인해주는 혜택도 제공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는 내년께 통신요금 납부 이력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상품을 발굴하기로 했다.
이종산업 결합 늘어난다
금융사와 통신사 간 결합 서비스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국민은행이 지난달 말 LG유플러스와 손잡고 ‘리브M’이라는 이름의 알뜰폰 브랜드를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금융사와 통신사의 제휴는 올초까지만 해도 일시적으로 특정 상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대구은행은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지난 5월부터 적금 상품을 판매해왔다.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은 각 통신사와 또 다른 신규 서비스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은행도 8월 KT와 디지털 금융서비스 발굴을 위한 제휴를 맺었다.
은행권은 저금리 시대에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데 목말라 있다. 알뜰폰 시장 역시 위축되는 추세여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통 금융서비스를 넘어선 이종산업 간의 신규 콘텐츠 발굴은 더욱 다양한 측면에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