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새 도전 "亞 주식 전세계 세일즈"

미래에셋대우 글로벌 법인들
통합 '원스톱 서비스' 조직 신설
ETF 등 금융투자 상품도 판매
한경DB
미래에셋대우가 전 세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아시아 지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세일즈하는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그동안 다져온 현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여태껏 한국 증권사들이 가보지 않은 길에 도전하겠다”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사진)의 승부수에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글로벌 주식 세일즈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원-아시아 에쿼티 세일즈’ 조직을 1일 신설했다. 원-아시아 에쿼티 세일즈는 홍콩을 중심으로 아시아 각지에 퍼져 있는 미래에셋대우의 현지법인 브로커리지(주식 중개) 데스크를 통합한 조직이다. 이를 통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 아시아 지역 주식은 물론 ETF 등 금융투자상품 세일즈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런 변화는 “미래에셋이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를 대표하는 투자은행(IB)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박 회장의 구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한국 증권사 해외 현지법인의 주식 세일즈는 대부분 해외 주식을 국내 투자자에게 중개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에서 글로벌 IB와 충분히 경쟁할 만하다고 봤다.

미래에셋대우 베트남법인은 수차례 증자 끝에 자본금 기준 업계 2위로 올라섰다. 현재 진행 중인 증자가 완료되면 베트남 최대 증권사로 우뚝 서게 된다. 인도네시아법인도 업계 5위권 규모를 갖췄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다른 선진 시장에 비해 글로벌 IB의 영향력이 약한 편”이라며 “미래에셋이 오랜 기간 다져온 현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리서치와 브로커리지(주식 중개) 역량을 충실히 쌓은 만큼 이제는 글로벌 기관투자가에 직접 세일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미래에셋이 세일즈 대상을 주식뿐 아니라 ETF 등 금융투자상품으로 넓힌 점도 의미 있는 변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은 글로벌 자산운용시장이 ETF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지난달 삼성자산운용에서 팀장급 핵심 인력을 영입하는 등 ETF 사업 확대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산하 미국 ETF 운용사인 글로벌X는 지난 9월 일본 다이와증권과 합작해 ‘글로벌X 재팬’을 설립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