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곤두박질친 이유가 뭘까?" 한국당 청년 정치인에게 물어봤다

청년 정치인 "박찬주 영입, 청년층은 이해 못해"
"높아진 국민 눈높이 헤아리지 못한 듯"
"벌거벗은 임금님 풍자 논란은 억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조국 인사청문회대책TF 유공 의원과 당직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다. 당내에서도 '조국 사태'가 잔치를 벌일 일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한자리 수까지 좁혀졌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격차가 다시 17%p 차이로 벌어졌다.

총선을 코앞에 둔 한국당은 비상이다. 한국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친 이유는 뭘까. 한국당 청년 정치인에게 직접 물어봤다. 기성세대가 아닌 청년의 시각에서 한국당 위기를 분석해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당 청년 정치인은 철저한 개인 의견이라면서도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영입하려고 했던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최근 '공관병 갑질' 논란을 빚었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영입하려 했었다. 박 전 대장은 황 대표가 직접 만나 입당을 권유할 만큼 영입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당내에선 굳이 공관병 갑질 논란에 휘말렸던 인물을 1호 인재영입 대상자에 포함시켜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당내 반발에 박 전 대장 영입은 보류됐다. 청년 정치인은 "박 전 대장이 (공관병 갑질 사건에서)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문재인 정권 적폐청산 피해자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청년층이 볼 때는 곱게 볼 수 없다. 조국 사태로 공정에 대한 국민들 눈높이가 높아졌는데 인재영입 타이밍을 잘못 잡은 거 같다"고 지적했다.

이 청년 정치인은 "한국당이 아직 제대로 혁신하지 못했다"면서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에 큰 실망을 했다. 국민들이 지지를 보낼 정당을 찾고 있는데 한국당이 준비가 덜 된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억울한 점도 있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된 벌거벗은 임금님 영상에 대해서는 "일단 문재인 대통령이 모친상을 당했기 때문에 영상을 내렸지만 그정도 풍자도 못하나. 과거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누드화를 전시한 것은 여성비하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우리 당이 만든 영상은 충분히 허용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최근 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대 풍자한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제작해 논란이 일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가 원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해당 영상을 제작한 한국당을 비판했다.

청년 정치인은 "벌거벗은 임금님은 200년 전 안데르센 동화다. 200년 전에도 허용됐던 동화를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 허용 못하겠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한편 한국갤럽이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9~31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p)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3%p 오른 40%, 한국당은 전주보다 3%p 하락한 23%로 나타났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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