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함께 나누고 성장해 100년 기업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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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0돌 임직원에 메시지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일 “함께 나누고 성장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이 되자”고 말했다.
곧바로 日출장…사업협력 논의
이 부회장은 이날 경기 수원시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영상을 통해 “지금까지 50년은 여러분 모두의 헌신과 노력으로 가능했다”며 회사를 초일류기업으로 도약시킨 임직원을 격려했다.그는 “앞으로 50년은 마음껏 꿈꾸고 상상하자”며 “50년 뒤 삼성전자의 미래는 임직원이 꿈꾸고 도전하는 만큼 그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기술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자”며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경영진 회의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투자 발표와 같은 공식 행사에서 현안에 대한 당부와 사업 비전 등을 밝혔지만,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일본 도쿄로 출국해 현지 기업인들과 만나 사업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기술·도전·상생' 세 가지 화두 던진 이재용
"앞으로 50년은 마음껏 꿈꾸고 상상하자"
조촐했다. 임직원 수가 20만 명에 육박하는 초일류기업 삼성전자의 창립 50주년 행사에 참석한 인원은 400여 명이었다. 짧았다. 지난 50년의 성과를 과시하고 향후 50년 비전을 제시하는 총수의 메시지는 89자에 불과했다. 안팎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꿈꾸는 백년기업의 핵심만 간략히 전달하려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삼성 미래 50년’ 메시지 의미는
삼성전자는 1일 창립 50주년 기념식용으로 4분짜리 영상을 제작했다. 지난 50년간 삼성전자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았다.영상 첫 장면은 1969년 돈과 기술 등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출발했다는 메시지로 시작한다. 이어 “사업 자체가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는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발언이 나온다. 그다음 “미래지향적인 경영을 통해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사가 등장했다.
이후 삼성전자의 50년 발자취가 하나둘씩 이어진다. 컬러TV를 개발하고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장면에 이어 신경영 선포, 스마트폰 출시 장면이 이어졌다. 올해 나온 세계 최초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를 끝으로 50년 성과를 정리한 뒤 앞으로 50년을 그리는 임직원들의 인터뷰 내용이 방영됐다. 미래형 로봇을 개발하고 싶다는 포부를 얘기하는 직원도, 운동을 하지 않아도 먹으면 살이 빠지는 약을 개발하고 싶다는 이도 있었다.
그다음 이 부회장이 등장했다. 육성이 아니라 화면상의 짧은 텍스트를 통해서였다. 이 부회장은 89자의 메시지를 통해 기술과 도전, 상생이라는 세 가지 화두를 던졌다. 그는 “지금까지 50년은 여러분 모두의 헌신과 노력으로 가능했다”며 “앞으로 50년은 마음껏 꿈꾸고 상상하자”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핵심 DNA인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언급했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고 각자가 주인공이 돼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 달라는 의미라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상생과 나눔 강조
이 부회장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했다. 그 어느 때보다 상생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혼자 세계 최고에 이르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상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이어 지난달 10일 ‘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협약식’에서도 “함께 나누고 같이 성장해야 한다”고 했다.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대표(부회장)도 상생을 포함해 세 가지 실천사항을 주문했다. 김 부회장은 “미래는 상상할 수 없는 변화의 물결이 몰려올 것이므로 끊임없는 학습과 과감한 도전, 혁신으로 초일류 기술 중심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다각적인 채널과 네트워크를 통해 업계 생태계를 이해하고, 진화하는 시장과 잠재된 니즈를 발굴해 철저히 고객을 지향하는 기업으로 변화하자”고 당부했다. 또 “임직원들은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며 상생과 나눔을 실천하자”고 덧붙였다.
정인설/고재연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