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우기지 마라" vs 강기정 "우기다가 뭐야"…청와대 국감, 막말 오가며 파행
입력
수정
나경원·정의용, 안보문제 놓고 '설전'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가 1일 결국 파행됐다. 고성과 막말, 삿대질이 국감장을 메우면서 감사 중지로 치달았다.
"싸가지 없다", "반말 쓰지 말라" 등 고성
자정 넘기면서 차수 넘기기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국방 문제를 놓고 충돌하는 가운데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소리치면서 설전이 이어졌다.나 원내대표는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 최근 북한의 방사포 시험발사와 관련해 정 실장에게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하고 신종 미사일에 탑재된다면 문재인 정권 들어서 안보가 튼튼해졌다고 보시나"라고 물었다.
정 실장은 이에 "자신 있다. 더 튼튼해졌다"며 "국방개혁 2.0을 통해 우리 방위력을 현격히 개선했다. 월등히 개선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나 원내대표는 "억지 부리지 말라. 정 실장이 이정도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북한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됐는데 우리의 지금 미사일 체계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정 실장은 "그럼 제가 우리 안보가 불안하다고 말씀드려야겠느냐"며 "현재 우리 미사일 체계로 막을 수 있다"고 재차 답했다. 나 원내대표가 "전문가가 막을 수 없다고 그런다. 우기지 마시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갑자기 정 실장 뒤편에 앉아 있었던 강기정 수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우기는 게 뭐예요. 우기다가 뭐냐고"라고 소리를 쳤다. 그는 "피감기관은 사람도 아닌가. 말씀 조심하라"고 항의했다.강 수석이 개입하면서 여야 의원들은 큰 소리로 앞다퉈 서로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회의 진행을 맡은 더불어민주달 원내대표인 이인영 운영위원장은 "회의 진행이 불가능하다"며 정회를 선언했다.
회의가 중단 됐지만, 회의장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정양석 한국당 의원은 강 수석을 향해 "싸가지 없다"고 말하자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반말 쓰지 말라"며 맞받았다. 또한 "똑바로 해라", "함부로 해도 되냐" 등의 고성이 국감장에서 오갔다.
정 의원과 오신환 원내대표는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야당 의원들을 향해 "언제 국회의원들한테 피감기관을 모욕해도 되는 권한을 줬느냐"고 소리쳤다.강 수석의 유감 표시로 회의는 다시 열렸지만 자정을 넘겨 차수를 변경하는 등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