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 "냉동컨테이너 사망자 39명, 전원 베트남인 추정"…베트남 사회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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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베트남 국적으로 확인영국에서 지난달 냉동 컨테이너에 몸을 싣고 밀입국하려다 숨진 채 발견된 39명이 전원 베트남 국적자들로 추정된다고 영국 경찰 당국이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베트남 사회는 충격와 슬픔에 빠졌다.
베트남 당국 " 직접 연루 의심되는 용의자 2명 체포"
AP통신과 BBC 등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영국 에식스 경찰의 팀 스미스 국장은 "현재로서 우리는 희생자들이 베트남 국적이라고 믿고 있으며 베트남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영국 경찰은 사건 직후 희생자들이 중국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지만, 희생자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해 왔고 결국 전원이 베트남 국적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23일 오전 1시 40분께 런던에서 동쪽으로 20마일(약 32km)가량 떨어진 에식스주 그레이스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39구의 시신이 담긴 화물 트럭 컨테이너가 발견됐다. 희생자 중 31명은 남성, 8명은 여성이었다. 경찰은 이들이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컨테이너 안에서 동사했거나 질식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모리스 로빈슨(25)과 에머스 해리슨(23) 등 2명을 기소했다. 살인 및 인신매매, 밀입국 등의 혐의를 받는 로빈슨은 사건 발생 당일인 지난달 23일 체포됐다. 지난달 26일 체포된 해리슨은 해당 컨테이너를 벨기에 제브뤼헤 항구로 실어나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해당 컨테이너를 대여업체에서 빌린 로넌 휴스(40)와 크리스토퍼 휴스(34) 형제에 대해서도 조사를 할 방침이다.한편 베트남 사회는 우려가 현실이 되자 깊은 슬픔에 잠긴 모습이다. 영국 경찰의 발표에 쩐 응옥 안 영국 주재 베트남대사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영국 경찰의 공식적인 통보를 받고 충격을 받았으며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도 2일 새벽 긴급성명을 내고 "심각한 비극"이라며 "희생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인신매매 행위는 심각한 범죄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그러한 고통스러운 비극을 예방하는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에서는 이번 비극과 관련해 24가구가 실종신고를 했으며, 이 중 10가구는 하띤성에서 신고를 했다. 베트남 당국은 하띤성에 이번 사건과 연관이 있는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수년간 밀입국을 알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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