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독도 추락헬기' 실종자 수색…동체 인양도 검토

무인잠수정·심해잠수사 50여명 투입…감압챔버 활용 수중수색
응급환자 이송 중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 헬기의 실종자 수색에 청해진함의 무인잠수정과 심해잠수사(포화잠수사) 50여명이 투입됨에 따라 실종자 수습과 동체 인양이 속도를 내고 있다.2일 수색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0분부터 해군 청해진함 무인잠수정(ROV)과 해군 잠수사 등을 독도 해역 헬기 추락사고 현장에 투입, 수색 과정에서 동체가 발견된 해역에서 시신 3구를 발견했다.

이날 수중 집중 수색에는 해군 해난구조대(SSU) 소속 심해잠수사 50여명이 투입됐다.

우리 해군은 300m 수심에서 14일 동안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포화 잠수 능력을 갖추고 있다.포화 잠수는 잠수사가 수상함에 설치된 챔버에 들어가 작전을 수행할 바다 깊이에 맞게 신체 조건을 조절한 다음 장시간 심해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극도의 체력 소모를 이겨내야 하는 작업이다.

포화 잠수 기법은 1940년대 미국 해군이 처음으로 개발했으나 우리 해군의 포화 잠수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해군은 청해진함에서 사고 헬기의 동체와 동일한 수심에 감압챔버를 내린 뒤 잠수사들이 챔버에서 휴식하면서 수색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해군은 "감압챔버를 이용한 잠수는 한번 작업하고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가는 테크니컬 잠수보다 이동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며 "현장에서의 작업 시간을 늘리기 위해 좀 더 효율적인 잠수 방법을 택해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해진함 무인잠수정은 로봇팔을 보유하고 있어 정밀 탐색뿐만 아니라 실종자 수습도 가능할 것으로 해경은 예상한다.

전장 102m, 3천200t 규모의 청해진함은 1996년 12월 취역한 우리 해군의 첫 번째 잠수함 구조함이다.포화 잠수체계(Deep Diving System)를 갖춘 청해진함은 심해구조잠수정(Deep Submergence Rescue Vehicle)를 탑재해 잠수함 승조원 구조 능력을 강화했다.

심해 잠수장비에는 심해와 같은 압력 환경을 만들어주는 갑판 감압실(DDC)과 잠수부를 안전하게 작전 깊이까지 수송하는 인원 수송 캡슐(PTC)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감압실은 최대 9명의 잠수부가 들어가 수심 300m까지의 압력을 조성할 수 있다.

인원 수송 캡슐은 3명의 잠수부를 공기, 온수, 전기, 통신장비와 함께 최대 300m까지 안전한 수송이 가능하다.

청해진함은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침몰한 참수리 357호정의 인양에도 참여했다.

2014년 4월에는 세월호 현장에 파견돼 구조활동을 펼쳤고, 2015년 해경 헬기가 가거도에서 추락했을 때 이를 인양한 경험이 있다.

가거도 추락 헬기 수습 당시에는 실종자 수색 후 인양을 위한 결박(결색)작업과 시신 유실 방지망 설치작업을 벌인 뒤 청해진함의 크레인을 이용해 동체를 통째로 인양한 바 있다.

이번 독도 추락 헬기도 가거도 때와 유사한 방식으로 수색과 인양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경 관계자는 "내일부터는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가급적이면 이날 중 동체를 인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다만 바람, 조류, 유속 등 기상 여건에 따라 인양 가능 소요 기간은 유동적"이라고 밝혔다.한편 사고 헬기는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26분께 독도에서 손가락이 절단된 홍게잡이 어선의 선원과 보호자, 소방구조대원 등 7명을 태우고 이륙한 뒤 2∼3분간 비행하다가 인근 200∼300m 지점에 추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