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꿈꾸는 한국당 올드보이들…'화려한 컴백' 가능할까

김태호·오세훈·이인제·홍준표 '총선 출격 준비'…이완구는 '로우키'
일부 '험지서 총선 역할론' 대신 '여의도 무사 귀환'에 방점

한동안 국회를 떠났던 자유한국당 '올드보이'들이 내년 4월 총선을 향해 서서히 몸을 풀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태호 전 경남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완구 전 총리, 이인제 전 의원, 홍준표 전 대표(가나다 순) 등이 21대 국회 복귀를 노리는 대표적인 중량급 인사다.

굵직한 정치 경력에서 보이듯 이들의 재기는 '거물급의 귀환'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일부 인사들은 험지 출마를 통한 '총선 역할론'보다 '여의도 무사 귀환'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경남 거창군수를 시작으로 경남지사, 국무총리 후보자, 재선 의원 등을 지낸 김태호 전 지사는 고향인 거창을 기반으로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굳혔다.

김 전 지사 측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험지가 아니라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국회에 진입해 당의 역량을 결집해야 할 때"라며 "18·19대 지역구가 경남 김해을인 만큼 이번엔 고향에서 정치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밝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일찌감치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표밭 다지기에 한창이다. 광진을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5차례 당선된 곳으로 한국당 입장에서는 대표적 험지로 꼽힌다.

오 전 시장은 통화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인 만큼 조국 사태로 인해 한국당으로 표가 옮겨간다는 것은 착시효과"라며 "거리에서 책임당원 2천명을 모집했다.

끊임없이 발품 팔고 사람 만나는 것이 저로서는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완구 전 총리는 아직 출마 관련 언급을 자제하며 '로우키' 모드다.

다만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충남 천안갑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있다.

7선에 도전하는 '피닉제' 이인제 전 의원은 지난 5월 충남 논산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 논산·계룡·금산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피닉제'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6선에 성공한 뒤 불사조라는 뜻의 '피닉스'를 합성해 붙은 별명이다.

이 전 의원은 통화에서 "여기가 제일 험지"라며 "충청권에서는 호남하고 바로 붙어있는 지역이라 제일 어려운 지역"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창녕이 고향인 홍 전 대표가 지난 8월 페이스북 글에서 "험지에서만 정치해온 저로서는 이번이 마지막 총선이 될 것"이라며 "의미 있는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다만 홍 전 대표가 최근 페이스북에 "지금의 야당에서 총선까지 내 역할은 전혀 없고 할 생각도 없다"며 "총선까지 내 갈 길은 내가 결정한다"고 말해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 김부겸 의원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확정은 못 한 상태다. 김 전 위원장은 당에서 서울 종로와 같은 험지 출마를 공식 요청하면 이에 응할 생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