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고통을 보듬다'…경기예술인상담센터 '북적'

법률자문부터 심리상담까지, 5개월간 86건 각종 상담

전통 한국화와 일러스트를 그리는 작가 A씨는 최근 한 작가로부터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당신의 그림체가 내 표현법과 같은데, 이는 도용에 해당한다"며 따져온 것.
그동안 떳떳하게 예술 활동을 했다고 자부한 A씨는 난생처음 겪는 일에 막막함이 앞섰다.

그는 고민 끝에 수원시 경기문화재단에 마련된 경기예술인상담센터를 찾아 자신의 그림이 도용에 해당하는지,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작업이 방해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지를 변호사에게 자문을 의뢰했다.

집필 활동을 하는 작가 B씨도 창작의 고통으로 스트레스가 극심해지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경기예술인상담센터에 도움을 청했다. 경기예술인상담센터가 올해 6월 문을 연 이후 이곳을 찾는 경기도민 예술가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경기예술인상담센터는 10월 31일까지 작가 A씨 사례를 비롯해 저작권 및 부당계약 등 관련 법률 상담 4건, 일반 상담 36건, 심리 상담 28건 등 총 86건의 상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전국 예술인을 대상으로 비슷한 사업을 펼치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상담 건수가 1년에 200여건인 점과 비교하면 5개월 동안 꽤 많은 예술인이 경기예술인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린 셈이다. 현재 경기도에서 예술인에게 법률·심리 상담 등을 지원하는 기관은 경기예술인상담센터가 유일하다.

직업 예술인을 대상으로 한 심리 상담의 경우 1차 접수를 한 지 3일 만에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예술인상담센터는 수원시와 안산시, 성남시, 고양시 소재 심리상담센터와 연계해 예술 창작 활동을 하며 심리적, 정신적 고통을 겪는 예술인에게 8주에 걸친 상담과 검사를 지원하고 있다.
경기예술인상담센터 관계자는 3일 "'외부 요인으로 창작 활동이 중단돼선 안 된다'는 도지사의 공약과 더불어 '경기도를 대표하는 문화기관인 재단이 예술인 복지에 보다 신경 써야 하지 않겠냐'는 내부 논의에 따라 지원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술은 개인의 창작 활동이지만, 향유 대상을 생각하면 작가 개인의 것만이 아닌 도민의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예술인 복지에 대한 지원을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기예술인상담센터는 내년부터 문화예술 관련 창업을 원하는 예술인들을 위한 컨설팅도 진행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