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매 장세…'메뚜기'보다 길목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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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의 생활 속 투자 아이디어 (1)주식을 매수하고 난 뒤 주가가 어떤 흐름을 보일 때 가장 스트레스를 덜 받을까. 얼핏 생각하면 주가가 급등할 때일 것 같지만 정답은 ‘소폭 하락할 때’다.
정신과 의사 출신인 세계적 트레이더 알렉산더 엘더에 따르면 주가가 오르면 차익 실현이나 추가 매수 등 의사 결정을 위해 스트레스를 받지만 오히려 주가가 살짝 떨어지면 대폭 하락 때처럼 고통스럽지도 않고 굳이 팔아야 할 이유도 없기 때문에 수수방관할 핑계가 생긴다는 것이다.이 같은 심리적 분석은 업종 및 테마별 순환매가 빨라진 최근 장세를 잘 설명해준다. 특정 종목이나 섹터에 일단 진입한 뒤 수수방관하다가 순환매 장세 속에 보유 종목이 다시 오르면 자연스럽게 매도하게 된다. 오늘은 이 종목(섹터), 그리고 내일은 또 다른 종목(섹터)이 움직이는 식이다. 이는 결국 주도주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에서는 메뚜기처럼 이곳저곳을 뛰어다니기보다 조금은 여유롭게 내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며 길목을 지키는 전략이 가장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그리고 추세적으로 수익을 내려 하기보다 짧게 끊어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이런 관점에서 최근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중국 관련주들의 추세적 상승도 쉽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미 조정을 많이 받은 데다 해당 섹터의 순환매 속에 수급이 일시적으로 몰린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같은 상승세에 추격 매수한 뒤 수수방관하거나 소폭 하락을 겪은 투자자들이 조만간 매도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비단 중국 관련 종목뿐만 아니라 현재 시장에서는 발빠른 단타족이 아닌 이상 추격 매수를 통해 고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먼저 길목을 지키거나 조금은 여유롭게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