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픈뱅킹, 금융인프라 혁신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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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하나로 모든 은행 조회·이체지난달 30일 주요 시중은행의 시범 시행을 신호탄으로 우리나라에 오픈뱅킹 시대가 본격 열렸다. 지난 2월 금융당국의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 발표 이후 전 은행권과 금융결제원 등 유관기관은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 새로운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을 경주했다. 핀테크(금융기술) 기업과 은행도 오픈뱅킹 인프라를 활용한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
소비자 후생·금융경쟁력 높일 것
장건흥 < 금융결제원·금융결제본부장 >
최근 세계 각국은 오픈뱅킹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은행권과 핀테크업권이 하나의 공동 플랫폼 형태로, 조회에서 자금이체까지 제공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오픈뱅킹은 하나의 모바일 금융 앱(응용프로그램)으로 모든 은행의 금융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자금이체도 손쉽게 할 수 있는 개방형 인프라다. 즉, 금융계좌에 제3자의 접근을 허용하고, 이를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의 트렌드이자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요건이기도 하다. 오픈뱅킹의 성공적 안착은 개별 경제주체는 물론 우리나라 금융산업 발전에 혁신적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핀테크 기업들은 금융결제 서비스를 기존보다 낮은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시장 진입을 위한 제도적·절차적 장벽도 많이 제거돼 고객을 유인할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출시하기가 쉬워졌다. 이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서비스 발굴에 집중할 수 있고 국내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해외 진출 시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은행권도 전통적인 금융서비스 노하우와 최근 디지털 전환 경험을 자산으로 해 오픈뱅킹을 또 하나의 도약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보다 다양해진 채널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종합 금융플랫폼 제공 사업자로서 금융상품의 개발, 유통 및 판매까지 영향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 기업과 활발하게 협력한다면 신규 사업모델 창출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금융소비자로서 국민은 하나의 앱을 통해 결제나 송금은 물론 자산관리, 신규 금융상품 등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다. 또 다수의 금융회사를 넘나들며 다양한 서비스를 비교해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강화된 소비자 선택권’이란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오픈뱅킹은 이제 첫발을 내디뎠다. 다음달 본격 시행을 거쳐 제2금융권 등 참여기관의 확대, 오픈뱅킹의 법제화 등 추가적인 노력이 남아 있다. 이런 노력들이 금융인프라 혁신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의지와 함께 일관성 있게 추진된다면 한국형 오픈뱅킹이 금융 소비자의 후생 증대 및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