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마추픽추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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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여행 하면 여러 곳이 떠오르지만 잉카제국 ‘최후의 요새’ 마추픽추(Machu Picchu)를 버킷리스트로 꼽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안데스 고봉 자락 위에 떠 있는 듯 자리잡은 이 고대도시는 마치 폼페이 유적을 산 위에 옮겨 놓은 듯 신비로운 자태를 뽐낸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여기까지 가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정반대 편에 있다 보니 일단 지리적으로 매우 멀다. 서울에서 직선거리로 1만6500㎞에 달한다. 서울~뉴욕 간 거리(1만1068㎞)보다도 5000㎞ 이상 멀다. 게다가 한국에서 직항편이 없어 비행기를 여러 번 갈아타고, 기차와 버스도 이용해야 도착할 수 있다.우선 페루의 수도 리마로 가야 하는데 미국 로스앤젤레스나 뉴욕 등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8~9시간 더 가야 한다. 경유시간을 줄여도 한국 출발 후 최소한 24시간은 지나야 리마에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마추픽추를 마주하려면 아직도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한다.
마추픽추를 가는 관문이자 잉카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Cusco)를 가는 게 다음 순서다. 해발 3399m 안데스 산자락에 있는 쿠스코는 리마에서 비행기로 다시 1시간30분가량을 날아가야 한다. 쿠스코에서 마추픽추를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차를 타고 가는 것이 가장 빠르고 편하다. 3시간여를 달려 아과스칼리엔테스에 도착해 다시 버스를 타고 20분가량 산을 오르면 눈앞에 ‘전설의 도시’ 혹은 ‘공중의 요새’로 불리는 마추픽추가 펼쳐진다.
한국에서 아무리 빨리 가도 만 이틀은 걸려야 갈 수 있는, 정말로 먼 곳이다. 그 머나먼 마추픽추의 관문인 쿠스코 신공항을 한국 기술로 짓게 됐다는 소식이다. 한국공항공사와 도화엔지니어링 등 국내 기업들이 페루 정부로부터 쿠스코 친체로 신공항의 사업총괄관리(PMO) 사업을 따낸 것이다.낡고 협소한 기존 쿠스코 시내 공항 대신 쿠스코 외곽에 연간 570만 명이 이용할 수 있는 국제공항이 들어서면 마추픽추 가는 길도 많이 단축될 전망이다. 예정대로 2024년 완공되면 리마를 거치지 않고 외국에서 바로 쿠스코 신공항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환경보호를 이유로 공항건설에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신공항 건설이 쉽지 않은 건 한국이나 페루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그렇지만 한국에서 여기까지 가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정반대 편에 있다 보니 일단 지리적으로 매우 멀다. 서울에서 직선거리로 1만6500㎞에 달한다. 서울~뉴욕 간 거리(1만1068㎞)보다도 5000㎞ 이상 멀다. 게다가 한국에서 직항편이 없어 비행기를 여러 번 갈아타고, 기차와 버스도 이용해야 도착할 수 있다.우선 페루의 수도 리마로 가야 하는데 미국 로스앤젤레스나 뉴욕 등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8~9시간 더 가야 한다. 경유시간을 줄여도 한국 출발 후 최소한 24시간은 지나야 리마에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마추픽추를 마주하려면 아직도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한다.
마추픽추를 가는 관문이자 잉카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Cusco)를 가는 게 다음 순서다. 해발 3399m 안데스 산자락에 있는 쿠스코는 리마에서 비행기로 다시 1시간30분가량을 날아가야 한다. 쿠스코에서 마추픽추를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차를 타고 가는 것이 가장 빠르고 편하다. 3시간여를 달려 아과스칼리엔테스에 도착해 다시 버스를 타고 20분가량 산을 오르면 눈앞에 ‘전설의 도시’ 혹은 ‘공중의 요새’로 불리는 마추픽추가 펼쳐진다.
한국에서 아무리 빨리 가도 만 이틀은 걸려야 갈 수 있는, 정말로 먼 곳이다. 그 머나먼 마추픽추의 관문인 쿠스코 신공항을 한국 기술로 짓게 됐다는 소식이다. 한국공항공사와 도화엔지니어링 등 국내 기업들이 페루 정부로부터 쿠스코 친체로 신공항의 사업총괄관리(PMO) 사업을 따낸 것이다.낡고 협소한 기존 쿠스코 시내 공항 대신 쿠스코 외곽에 연간 570만 명이 이용할 수 있는 국제공항이 들어서면 마추픽추 가는 길도 많이 단축될 전망이다. 예정대로 2024년 완공되면 리마를 거치지 않고 외국에서 바로 쿠스코 신공항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환경보호를 이유로 공항건설에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신공항 건설이 쉽지 않은 건 한국이나 페루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