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 4개월 만에 악수…아세안 만찬서 나란히 기념촬영

오사카 G20 이후 처음…웃으며 악수했지만 별도 대화는 없어
내일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서도 만날 듯
아세안+3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차 태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갈라 만찬에 참석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나 인사를 나눴다.문 대통령은 노보텔 방콕 임팩트에서 열린 이날 만찬에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참석해 단체사진 촬영 시 같은 줄에 선 아베 총리 내외와 악수를 하고 인사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문 대통령의 바로 우측 옆에 아키에 여사와 아베 총리가 나란히 자리했다.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만난 것은 지난 6월 말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8초간 악수와 함께 인사한 뒤로 4개월여만이다.단체사진 촬영 단상에 먼저 올라 다른 나라 정상과 인사를 나누던 문 대통령은 조금 뒤 아베 총리 내외가 도착하자 밝은 얼굴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다만 두 정상은 인사 이외에 별도의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에 이어 김 여사도 아베 총리 내외와 악수하며 반가움을 표시했다.김 여사는 6월 G20 정상회의 때와 9월 뉴욕 유엔총회 당시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와 만나 인사를 나눈 바 있다.

문 대통령의 태국 방문을 앞두고 한일 외교가에서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및 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으로 한일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양국 정상의 만남에 관심이 쏠렸다.
한일 정상은 4일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도 만날 가능성이 있다.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번 태국 방문 기간 한일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까지는 한일정상회담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등 그 가능성은 작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훈 센 캄보디아 총리,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등과 환담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촬영 후 이어진 만찬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와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마련한 이번 만찬에는 동아시아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정상 및 배우자들이 모두 참석해 역내 화합 의지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특히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정상들의 지속적인 지지를 요청했다.

또 25일부터 이틀간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아 특별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만찬에서 주최국인 태국은 동남아시아의 쌀 문화, 아세안 문화의 다양성, 아세안 문명 등 3부로 구성된 문화 공연을 선보였다.각국 정상 및 배우자들은 태국이 이번 정상회의의 주제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파트너십'에 맞춰 재활용 플라스틱과 태국 비단으로 만든 넥타이, 스카프, 숄을 착용하고 만찬에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