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R&D부터 완제품까지 "품질 제일주의 실천"

CEO 직속 품질혁신실 운영
제품 개발단계부터 품질 관리
1993년 신경영의 핵심도 품질

스마트공장지원센터 통해
제조혁신 전문가 200명이
중소기업 품질 개선도 지원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세번째)과 김종호 삼성전자 사장(두번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첫번째)이 지난 8월 김포시에 있는 SBB테크에서 ‘소재·부품·장비 유망기업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 협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생산 시설을 둘러보며 대화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삼성전자는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글로벌품질혁신실을 운영하고 있다. 초기 개발부터 최종 완제품이 나오는 단계까지 전체 공정에서 품질제일주의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1993년 삼성 ‘신경영’의 핵심도 품질혁신이었던 만큼 품질 우선은 삼성의 최고 경영철학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지원센터를 통해 거래관계가 없는 중소기업의 품질 개선도 지원하고 있다.

○품질 우선으로 세계 1위삼성전자는 지난 7월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JD파워가 실시한 소비자 가전 평가에서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았다. 주방·세탁 가전 평가 9개 부문 중 가장 많은 5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드럼세탁기와 전통세탁기, 건조기, 프리스탠딩 레인지(위에는 화구, 아래는 오븐이 있는 형태), 오버더레인지 마이크로웨이브(전자레인지)에서 1등을 차지했다. 제품 개발단계부터 품질과 고객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워 소비자 만족도를 높인 것으로 삼성전자는 보고 있다. 제품이 판매된 뒤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한 애프터서비스(AS)를 제공한다는 원칙도 실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품질 우선을 확고히 하기 위해 2017년 최고경영자(CEO) 직속에 글로벌품질혁신실도 신설했다. 기존의 글로벌기술센터와 글로벌CS(고객 만족)센터를 통합해 확대 개편한 조직이다. 제조기술 역량과 품질관리 노하우를 접목해 삼성전자의 품질관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품질 관련 데이터를 통합 처리하는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한다. 품질 불량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분석해 불량 요인을 사전에 관리하는 스마트 품질관리체계를 운영한다. 제품 품질에 문제가 있을 경우 조기에 경보하고 제품 생산을 중단시키는 등 긴급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임직원 대상 품질 교육 의무화

품질 개선을 위한 임직원들의 교육 과정도 체계적으로 운영한다. 2017년부터는 품질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임직원 정규교육 과정에 품질 교육을 의무화했다. 품질과 관련성이 높은 개발·구매·제조 인력들의 직무교육엔 품질 전문 과정을 추가했다.

삼성전자 고객 서비스의 목표는 고객의 요구 사항을 제대로 인지해 정확한 조치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일이다. 서비스 운영체계를 혁신해 AS 과정에서 고객이 느끼는 감성을 극대화하는 전략도 추구하고 있다. 제품 서비스의 전 과정은 시스템으로 점검·관리되고 있다.삼성전자는 매년 10월 ‘환경안전 혁신데이’를 연다. 협력사 대표를 초청해 삼성전자 혁신활동과 협력사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환경·안전·건강을 중시하는 경영 원칙에 따라 임직원과 사업장 안전을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아끼지 않는다.

○거래 없는 중소기업 품질 개선도 지원

삼성전자는 협력사가 아닌 일반 중소기업의 품질 개선도 돕고 있다. 2015년부터 민간기업 중 처음으로 시작한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통해서다. 사장급 조직인 스마트공장지원센터를 세워 중소기업중앙회가 선정한 중소기업의 품질 개선과 신기술 개발, 판로 확대를 지원한다.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품질, 시스템, 개발 등의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제조 혁신 전문가 200여 명으로 스마트공장지원센터 위원단을 꾸렸다. 해당 중소기업들의 만족도는 높다. 지난 5월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해 사업에 참여한 기업 505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 업체 499곳 중 430곳(86.2%)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통해 지난해부터 올 9월까지 1079개 중소기업의 고도화를 지원했다.

삼성의 지원 사업 성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중소기업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2017년 487곳이었던 사업 참여 기업이 지난해 505곳, 올해는 574곳으로 증가했다. 3 대 1을 웃도는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기업들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매년 500개씩 총 2500개 기업까지 늘릴 방침이다. 삼성은 이르면 내년 1분기께 사업 참여 희망 기업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업체가 사업계획서를 중기중앙회에 내면 삼성전자가 현장 방문을 통해 타당성을 분석한 뒤 중앙회가 선정평가위원회를 열어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상시근로자 9인 이하 제조업체는 2000만원 한도 내에서 사업지원금 100%를 받을 수 있다. 일반 중소기업엔 총 사업비의 60% 범위 안에서 최대 1억원을 지원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