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공공기관, 언론사·민간단체 상 받는데 5년간 93억 써"

경실련, 지방자치단체 243곳·공공기관 307곳 대상 정보공개 청구 결과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언론사 등 민간단체가 주는 상을 받는데 최근 5년간 수십억 원을 지출했다는 시민단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언론사와 민간단체로부터 상을 받으며 지출한 금액은 약 93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실련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지자체 121곳과 공공기관 91곳이 언론사와 민간단체로부터 총 1천145건의 상을 받았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심사비와 광고비·홍보비 명목으로 상을 준 언론사에 64억여원, 언론사 외 민간단체에 29억여원 등 총 93억여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종합일간지나 경제지 등 7개 주요 언론사와 해당 언론사의 자회사·계열사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에 총 675건을 시상해 언론사 전체 시상 건수의 9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국민권익위원회는 2009년 정부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에 제도개선을 권고했지만, 상을 사고파는 관행은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았다"며 "많은 지자체에는 이를 규제할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지자체장은 받은 상을 선거운동에 활용하고 있다. 개인이 받은 상에 대해 세금으로 돈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상 자격이나 세금 사용의 적절성 등을 조사해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며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이 모든 지자체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한 뒤 미비한 현행 규정을 강화하고 입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