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기자협회, 사측 향해 재차 성명 "긴급발제권 도입해 의혹 취재할 것"

MBN 기자협회, 사과 및 진상 공개 요구하며 또다시 성명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측에 자세한 해명 요구"
'긴급발제권' 도입해 사안의 전말 소상히 밝힐 것
MBN 로고 /사진=MBN 홈페이지
종합편성채널(종편) 승인에 필요한 자본금을 편법 충당하고 회계 장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MBN에서 내부 또다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MBN 기자협회(MBN 기협)는 4일 성명을 내고 △MBN 시청자와 국민을 향한 공식적인 사과 △MBN 구성원들을 위한 의혹의 진상 공개 △해당 의혹 취재를 위한 긴급발제권 도입 △주요 임직원 임명동의제 도입 등을 촉구했다MBN 기협은 지난달 21일에도 성명을 내고 "회사는 이제부터라도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와 대응 방안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사측은 현재 의혹이) 사실 무근이라면 사실을 밝혀달라"며 " MBN 기협은 압수수색 당일에도 사측에 자세한 해명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어떤 처분을 내릴지 가늠할 수 없는 형국이 됐다"면서 "속보로 전해지는 관계 기관의 움직임에 MBN 기자들은 자괴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또한 "MBN 보도국에 걸린 '공정'과 '신뢰'라는 글자를 MBN 기자들은 결코 가볍게 보지 않았다"며 "MBN 기자들은 금번 사태가 공정과 신뢰라는, MBN이 추구해온 보도 원칙의 근간을 허물어뜨릴 수 있는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있다"고 강조했다.

MBN은 2011년 종편 승인에 필요한 자본금을 마련하기 위해 임직원에게 약 600억원을 대출받게 한 후 이 자금으로 회사 주식을 사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관련 혐의를 조사 중이며, 검찰은 금감원과 별개로 MBN의 혐의를 포착해 지난달 18일 MBN 사옥을 압수수색했다.MBN 기협은 "증권선물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검찰 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만으로도 MBN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는 손상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면서 "행정 당국의 결정을 존중한다면 사과를 사법 기관의 유무죄 판단 이후로 미룰 이유가 없다"며 사 측의 조속한 사과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사측은 기자들을 비롯한 MBN 구성원들에게 금번 의혹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MBN 기협 차원의 긴급발제권을 시급히 도입해 차명계좌 의혹에 대한 전말을 소상히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극복하는 방안은 보도국 쇄신을 통한 공정성 확보라고 믿는다"면서 "그 길만이 시청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했다.한편 해당 의혹과 관련해 종편 재승인 업무를 맡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도 진상 조사 파악에 나선 상황이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8월 30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MBN 관련 의혹이 사실이라면) 정도를 살펴봐야겠으나 (승인 취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BN의 차명 대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방통위는 방송법 제18조 허위·부정한 방법으로 승인을 얻은 것으로 판단, 승인을 취소하거나 최대 6개월까지 업무를 정지시킬 수 있다. 또한 내년 11월까지인 재승인 유효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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