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9] "니트족 많고 여성 경제활동 참여 낮은 한국, 인적자원 활용 못해…직업교육 활성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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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사 인터뷰“한국은 세대 간의 커다란 교육 격차, 여성의 낮은 경제활동 참가율, 높은 사교육비 등 교육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직업 교육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몬세라트 고멘디오 OECD 인적역량센터장
'혁신과 포용의 인재정책'
6일 주제 발표
몬세라트 고멘디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인적역량센터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가 직면한 교육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사회 구성원 각각의 ‘역량(skill)’을 개발하는 것이 한국의 지속적 성장과 사회 통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멘디오 센터장은 2012년부터 3년 동안 스페인 교육문화체육부 장관으로 일했다. 2015년 OECD로 넘어와 전 세계의 교육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 그는 6일 개막하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9’에서 ‘혁신과 포용의 인재 정책’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고멘디오 센터장은 한국이 당면한 핵심 교육 문제로 ‘세대 간 교육 격차’를 꼽았다. 그는 “한국이 지난 40~50년 동안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젊은 노동자와 나이 든 노동자 사이에 커다란 기술 격차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만큼 높은 수준의 인적 역량을 확보하지 못한 기성세대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멘디오 센터장은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평생 교육·직업 교육의 중요성이 더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화와 자동화가 전 세계 저숙련 노동자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며 “기존의 교육 시스템을 재교육이 가능한 평생 교육 시스템으로 진화시켜야 우리가 당면한 도전을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식, 창의성, 비판적 사고, 팀워크,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능력, 적응력 등이 교육 시스템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멘디오 센터장은 또 한국의 비효율적인 인적 자원 활용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고등교육을 받은 청년 가운데 ‘니트(NEET: not in employment, education and training)족’ 비율이 너무 높다”며 “청년들이 자신의 커리어에 좋은 전망을 갖도록 돕는 것이 한국 사회의 긴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니트족은 직장이 없으면서도 교육이나 직업훈련을 받지 않는 청년을 말한다. OECD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의 만 15~29세 니트족 비율은 18.4%로 OECD 36개 회원국 평균(13.4%)보다 5%포인트 높다.고멘디오 센터장은 높은 니트족 비율과 더불어 여성의 저조한 경제활동 참여를 비효율적 인적 자원 활용의 대표적 근거로 들었다. 그는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많이 높아져 지난해 59.4%에 이르렀지만 아직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특히 결혼과 출산 이후 급격하게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난해 기준 64.6%로 한국보다 5%포인트가량 높다. 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멘디오 센터장은 “성인의 재교육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직업 교육 활성화가 한국의 비정규직 문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멘디오 센터장은 “노동자 3명 중 1명이 저임금을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인 한국의 상황은 사회의 전반적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성인 대상 교육 시스템을 잘 운영하면 노동자의 기술 수준을 끌어올려 직업 안정성과 일자리를 모두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교육 현장에서 진학과 취업을 위한 ‘극단적인 경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멘디오 센터장은 “한국 학생 10명 가운데 7명이 사교육을 받고 있다”며 “공교육이 경쟁에서 이기는 데 충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일반 가계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가정 형편에 따라 사교육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에 차이가 생기면서 교육 불평등이 야기됐다”며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학생에 대한 재정 지원이나 직업교육 등 대안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가계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