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팬' 직격탄 맞은 日맥주, 편의점 납품 가격 인하

최대 30% 내리는 '고육지책'…日상품 불매에 편의점 소비자가격은 그대로
올해 여름부터 이어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일본 맥주들이 최근 매출 부진을 타개하고자 납품가 인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사히 맥주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일부 편의점에 납품하는 맥주 제품 가격을 인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편의점 측은 "납품가 하락 폭이 최대 30% 정도"라고 전했다.

납품가를 낮춘 브랜드에는 일본 맥주의 대표 격인 아사히를 필두로 롯데아사히주류가 수입하는 맥주들이 있다.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롯데아사히 측이 공급가를 인하해준 것이 맞다"면서도 "우리가 본사 차원에서 할인 행사를 들어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명 일본 맥주 브랜드 삿포로 역시 최근 납품가를 소폭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삿포로를 수입하는 엠즈베버리지는 이미 납품가를 조정한 일부 편의점 외에 다른 곳과도 조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일반적으로 공급가 인하는 소비자가격 인하를 유도해 판매를 대대적으로 늘리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나 '노 재팬' 열기가 식지 않는 상황에서 편의점들이 실제로 일본 맥주의 소비자 가격을 내리는 판촉 행사나 세일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납품가 인하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거래 채널을 지키려는 의도로 받아들여진다.

과거 수입 맥주 시장을 호령하던 일본 맥주 브랜드가 지난 7월부터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관계가 갈등 국면으로 접어든 후 사실상 거의 팔리지 않게 된 데 따른 고육지책인 셈이다.편의점 등 일선 판매 채널 업주들이 일본 맥주를 발주하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자 '가격을 낮출 테니 제품을 들여놔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른 유명 일본 맥주 브랜드를 수입하는 업체 관계자는 "과거 일본 본사에 한 달에 한두 번 물량을 발주했지만, 올해 6월 이후로는 사실상 한 번만 발주가 이뤄졌을 정도로 주문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