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살아남자"…허 행장의 '점포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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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기만 있는 '무인 점포'지난달 국민은행은 은행권에서 본 적 없던 이색적인 점포를 선보였다. 디지털기기로만 채운 ‘무인점포’와 정보기술(IT) 인력으로만 운영되는 특화 점포다. 허인 행장은 부행장 시절부터 꾸준히 ‘점포 실험’을 해왔다. 디지털 금융 시대에 기존 영업점 구조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신념 때문이다.
IT인력만 있는 '인사이트 영업점'
허 행장은 2015년 경영기획그룹 전무로 일할 때부터 영업점 형태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2년간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며 미래 금융 환경에 맞는 점포 방식을 고민했다. 2017년 나온 첫 결과물이 ‘파트너스그룹(PG)’이다. 당시까지 지역 본부 한 곳당 지역 점포 30~35개를 묶어 배정해 왔다. 허 행장은 “영업 목표가 각기 다른 점포를 무더기로 묶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봤다”며 “고객의 발걸음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인력 운용과 소통을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했다”고 말했다.허 행장은 주요 고객군과 영업 형태에 따라 5~10개 점포를 한 단위로 묶었다. 이를 총괄하는 거점 조직에 PG라는 이름을 붙였다. 전국적으로 138개의 PG를 운영 중이다.
지난달 새로 내놓은 점포 실험안의 이름은 ‘PG 2.0’이다. 기존의 PG에서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전국 주요 지역마다 ‘유니버설 허브’(거점 중심)를 만들어 영업형태가 비슷한 인근 영업점 일곱 곳을 대표하는 식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에 처음 문을 연 유니버설 허브는 4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쓰는 복합 금융공간으로 조성했다. 서울 교대역 인근에는 디지털 기기만 둔 무인점포를, 여의도에는 IT 인력만 상주하는 ‘인사이트’ 영업점도 열었다. 각 지역의 유동인구와 고객 특성에 맞는 맞춤형 영업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허 행장은 “각 지역 허브와 주변 영업점이 손발을 맞춰 현장에 가장 맞는 영업을 선보이는 형태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며 “디지털 시대에도 살아남는 점포 기반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소람/송영찬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