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3곳 중 1곳은 한계기업…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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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18년 기업경영분석'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 비중이 35%로 전년보다 3%포인트 늘어났다. 중소 제조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진 게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자보상비율 100%미만 기업
조사대상 36만여곳 중 35% 달해
5일 한국은행의 ‘2018년 기업경영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은 조사 대상 기업의 35.2%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 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자보상비율 조사 대상 기업은 국세청에 법인세를 신고한 비금융 영리법인 69만2726곳에서 이자비용이 ‘0’인 기업을 제외한 36만2856곳이다. 이 가운데 약 12만7000개 기업이 이자비용도 못 갚고 있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은 2016년 31.8%, 2017년 32.3%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영업손실을 본 기업도 2016년 27.0%에서 2017년 27.6%, 2018년 29.5%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은 중소 제조업체들의 실적이 나빠진 탓이다. 지난해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4.0%로 전년(9.2%) 대비 5.2%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6%로 전년(6.1%) 대비 0.5%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기업들의 실적 부진 양상은 유독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제조업체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3.3%, 영업이익률은 4.4%로 전년 대비 각각 3.9%, 1.2%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상대적으로 선방한 반면 중소 제조업체 등의 실적은 나빠지는 등 기업 규모별로 실적 양극화가 심해졌다.지난해 말 기업의 부채비율은 111.1%로 전년 말(114.1%)보다 3.0%포인트 하락했다.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일부 착시 효과가 작용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체들의 아파트 신규 분양이 줄면서 부채로 회계처리하는 선수금(미리 받은 분양대금, 중도금 등)이 감소했고 부동산 업종의 부채비율도 지난해 276.2%로 전년 말보다 11.4%포인트 떨어졌다.
이성호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3분기 말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품 수출이 줄면서 기업의 매출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석유화학업체의 정제마진(원유와 석유제품의 가격 차이)이 감소한 탓에 영업이익률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