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도 포기 "그냥 쉰다"…217만명으로 역대 최다

1년새 30만명 이상 증가
2030 '취업 포기자' 늘어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취업할 의사가 없는 취업 포기자가 처음으로 200만 명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고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쉬었음’ 인구는 217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만9000명 늘었다.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8월 기준으로 ‘쉬었음’ 인구가 200만 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가폭 역시 2011년 1월(35만4000명) 후 8년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쉬었음’의 주된 이유는 몸이 좋지 않아서(41.7%),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16.9%), 퇴사(정년퇴직) 후 계속 쉬고 있음(16.3%) 순이었다.‘쉬었음’ 인구란 일할 능력은 있지만 원하는 일자리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일하지 않는 사람을 의미한다.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아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쉬었음’ 인구는 고령층에 많이 분포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쉬었음’ 인구 중 60세 이상 비중은 39.2%로 1년 전에 비해 2.1%포인트 줄었다. 반면 20대 비중은 15.7%에서 16.1%로, 30대는 10.5%에서 11.4%로 늘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률이 개선되고 있는 것과 반대로 ‘쉬었음’ 인구가 급증했다는 건 실제 고용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태훈/성수영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