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기록유산센터 '더부살이'할 판…청주 센터 건립 지연

2022년 상반기 준공 예정, 당초 계획보다 1년 반 늦어질 듯

글로벌 기록유산의 보전 정책 등을 담당할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가 내년 5월께 공식적으로 설립된다.
그러나 청주 직지문화특구에 들어설 건물 건립이 계획보다 지연될 것으로 보여 이 센터는 법인 설립 후 한동안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에서 더부살이를 해야 할 공산이 커졌다.

6일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설립 준비단에 따르면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에는 국제기록유산센터를 특수법인으로 설치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국비를 지원받고 지방자치단체 공공재산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운영 근거도 담겨 있다.

준비단은 내년 4월 국제기록유산센터 법인 창립총회를 연 뒤 5월 법인 등록을 마칠 계획이다.

이때부터 국제기록유산센터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기록유산(현 427건)에 대한 보존 관리와 관련 연구·교육·정책 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그러나 법인 등록이 마무리됐다고 해서 국가기록원이 빌려준 사무실에서 이 센터가 '독립'하기에는 시기상조이다.

부지와 건물 제공을 약속한 청주시는 흥덕구 운천동 직지특구에 연면적 3천856㎡ 규모로 국제기록유산센터 건물을 짓기로 했다.
직지특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해 지정된 특별구역이다. 센터 건립 총사업비는 164억원이다.

지난 5월 6억2천만원의 기본·실시설계 예산을 추가경정 예산에 편성한 청주시는 올해 10월까지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 첫 삽을 뜨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때 나온 준공 시기는 2020년 말이나 2021년 초였다.

그러나 청주시는 여태껏 외관 설계 당선작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이달 25일 열릴 회의에서 당선작이 정해진다.

그 이후 실시설계를 하는 데 1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청주시는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유네스코라는 국제기구의 위상에 걸맞게 센터를 잘 지으려고 설계 당선작 확정 기간을 넉넉하게 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말 착공하면 넉넉잡고 1년 반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며 "센터 건립은 2022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설립 준비단 측은 "기록 분야 선진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려면 기록 유산 전반에 걸친 실질적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며 "센터 건립이 늦어지면 자칫 활동에 제약이 빚어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유네스코는 2017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제39차 총회를 열고 청주를 국제기록유산센터 입지로 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