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틸웰 "文대통령-아베 대화는 고무적인 신호"(종합2보)

"한미동맹은 인도·태평양지역 안보 핵심축"…강경화·조세영·김현종 등 연쇄 예방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6일 청와대와 외교부, 국방부 고위 인사들과 연쇄 접촉을 하고 한반도 안보정세와 한미동맹 주요 현안 등을 논했다. 특히 미국이 증액을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금과 종료를 앞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서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매우 고무됐다"면서 "이는 (한일)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주시하는 과정에서 고무적인 신호(encouraging sign)"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지난 4일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만나 11분간 환담했다. 그는 "말해왔듯 한미 관계와 동맹은 인도·태평양지역 평화와 안보의 핵심축(linchpin)"이라며 방콕에서의 논의를 통해 이를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이 겹치는 부분을 확인한 문서를 도출했다면서 상호 관심사와 잠재적인 협력 분야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는 지난 2일 방콕에서 외교차관보 회의를 갖고 인도·태평양 전략과 신남방정책 간 협력 동향을 망라한 '설명서'(Fact Sheet)를 채택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한 협의를 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그가 강경화 장관 및 조세영 차관과 회동에서 오는 23일 0시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한국 정부의 재고를 요청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은 지소미아를 한미일 안보 협력의 상징으로 여기면서 한국의 종료 결정에 불만을 표해왔다. 외교 소식통은 지소미아 논의 여부에 대해 "지소미아가 다른 것과 다 연결돼 있으니 전반적으로 한일 간에 그동안 협의해 온 사항에 관해 설명하고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 의견교환이 있었다"면서 "미측에서도 한일간에 협의를 통해서 잘 좀 풀어가면 좋겠고 이를 우리가 계속 권유해 나가겠다는 정도(의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이 그동안 대외적으로 밝혀온 것을 얘기했지만, 압박 같은 것은 없었고, 한일 간에 잘 협의해서 푸는 것이 중요하다는 정도의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스틸웰 차관보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김 차장과 스틸웰 차관보의 논의 내용에 대한 질문에 "전달할 것이 없다"고만 말했다.

이 관계자는 '스틸웰 차관보와의 만남에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관련 입장이 전달됐다고 보면 되느냐'는 물음에는 "만나는 분들 사이에서 어떤 대화가 이뤄졌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현재 지소미아와 관련한 청와대와 정부의 정확한 입장이 뭔가'라는 질문에는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기존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일본이 수출규제를 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국방부 청사에서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도 면담했다.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반도 안보정세 공유 및 정책 공조,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면서 "양측은 이번 면담이 한미 외교·안보 부처 당국 간의 소통을 한층 강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며,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과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스틸웰 차관보는 국방부 청사로 들어서면서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와 관련한 대화를 나눴느냐. 어땠냐'라는 기자 질문에 "환상적인 논의를 오늘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환상적인 논의를 오늘 했다.

협정들(agreements)의 주제에 대해. 특히 이번 주 방콕에서 동아시아정상회의 이후 매우 긍정적으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상호이익을 찾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출간한 '팩트 시트'(Fact Sheet·설명서)에서 많은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