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금투협회장 사망…업계 "자본시장 혁신 앞장섰는데"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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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자택서 사망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의 사망 소식에 업계 분위기도 침울하다. 권 회장은 자본시장의 혁신을 위해 불철주야 달려왔다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다.
6일 경찰과 금투협에 따르면 권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 욕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권 회장은 지난달부터 운전기사를 향한 '폭언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하지만 같은 달 30일 금투협 이사회가 긴급 회의를 열고 "경영공백에 따른 파장 등을 고려해 임기를 마쳐달라"고 권고했고, 권 회장도 회장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었다.
개인적 사유만으로 거취를 결정하기에는 회원사로부터 선출직 회장에게 부여된 임무와 권한의 무게가 너무 크고, 경영공백 시 파생될 수 있는 문제점도 많다는 이유였다.
금융투자업계가 직무 완수를 권고한 것은 그간 권 회장이 보여준 추진력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증권거래세 인하 및 폐지, 장기투자펀드 세제 혜택, 금융상품 손익 통산 등 과세체계 개편안을 중심으로 업계의 의견을 정부와 정치권에 전달해 왔다. 그 결실로 증권거래세는 소폭 인하됐으며, 금융상품 과세 체계에 대한 법안들이 발의돼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권 회장이 직무를 끝까지 마치겠다고 결정해 안심했는데 비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언론계도 권 회장이 명예롭게 갈 수 있도록 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의 논란을 자극적으로 다뤄왔던 것에 대한 자성이다. 금투협 기자단은 사망과 관련한 추정, 의혹, 예전 기사의 재생산을 반복하지 않기를 권고했다.
권 회장은 기술고시(21회)로 공직에 입문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20여년 동안 공직 생활을 한 뒤 다우기술 부사장, 다우엘실리콘 사장,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 키움증권 사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1월 금투협 임시총회에서 241개 금융투자업계 정회원사 투표를 거쳐 제4대 협회장에 선출됐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