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위트 "내년초 외교 붕괴할수도…트럼프, 평양 가겠다 해야"(종합)
입력
수정
"외교노력 붕괴시 봉쇄로 돌아가야…北 핵실험 재개할 수도"
통일연구원 주최 '한반도 비핵평화 프로세스' 심포지엄 조엘 위트 미국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은 "내년에 외교적 프로세스가 붕괴할 수도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기꺼이 평양에 가겠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트 수석연구원은 6일 통일연구원이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한반도 비핵평화 프로세스: 전망과 과제' 심포지엄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를 운영하는 위트 수석연구원은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을 지낸 인물이다.
워싱턴의 대표적인 대북 대화파로 분류되는 그가 비관적인 전망을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불행히도 제가 보는 미래는 밝지 않다.
2018년 이후 진행되어 온 외교 프로세스가 붕괴에 접어들고 있을 확률이 높다"며 "이로 인해 미래에는 기껏해야 북한과 교착상태로의 회귀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에서 15년간 근무한 제가 국무부 장관을 위한 제언을 한다면 '장관님, 지금 문제가 생겼습니다. 내년 초면 외교가 붕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외무성이 협상 테이블에 나온 게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행동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간 북미 실무협상을 예로 들었다. 위트 연구원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실무회담은 실패였다.
미국 대표단은 회담을 철저히 준비해왔으나 북한은 그렇지 않았고, 거의 듣기만 했다"며 "미국식 표현으로 이들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건 '얼굴에 모래를 던지기 위해서'다.
시간만 벌어가기 위한 수작"이라고 꼬집었다.
해법으로는 북미 정상 간 직접 대화를 제시했다.
그는 "저는 트럼프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지만, 정상회담에 집중하는 것에 대해서만은 경의를 표한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상회담이 있어야 한다.
과거 회담에 견줘 더 많은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회담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회담을 '어떻게' 개최할지 문제로 귀결될 텐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내가 기꺼이 평양에 가겠다'고 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 내용을 담은 북미 간 합의를 기꺼이 체결하고 실무차원에서 이행한다고 말해야 한다"며 "그렇게 한다면 분명히 많은 성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미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한 만큼, 북측 대표의 직급도 그에 맞춰 격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북미 실무협상에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투입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위트 연구원은 이런 노력이 실패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는 실패할 가능성이 성공 가능성보다 더 크다"며 "외교적 노력이 붕괴한다면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도 있다.
심지어 중국과 관계를 악화시키더라도 핵실험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럴 경우 우리는 다시 '봉쇄'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모든 노력을 다해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대규모 훈련을 재개하며, 더 많은 미사일 방어 전력을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을 포함한 추가 전력 현대화 프로그램을 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온 시걸 미국 사회과학연구회(SSRC) 동북아협력안보국장도 추가적인 북미 정상회담의 필요성 쪽에 목소리를 보탰다.
시걸 국장은 "워싱턴에서 알쏭달쏭하게 행동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 만큼은 다르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분명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북한이 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지난달 전격 경질된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언급한) '리비아 모델'은 잊어도 된다고 말했지만, 북측 협상가들은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현 상황이 긍정적이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심포지엄 2부에서는 한반도 평화체제(Peace Regime)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6자회담을 활용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구갑우 북한대학원 교수는 '비핵화 협상'과 '평화체제 협상'을 분리할 것을 제안했다.
비핵화 협상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 진행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같은 국제기구가 검증과 해체 과정에 개입하고, 평화체제는 2005년 9·19 공동선언에 명기된 것처럼 별도의 '포럼'에서 협상하자는 것이다.
구 교수는 "평화체제 협상을 위해 6자회담을 재개하고, 이 협상은 동북아 다자안보 협력을 위한 협상과 함께 진행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김상기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출신의 위샤오화(虞少華) 중국 상하이대 한반도연구센터장, 정지용(鄭繼永) 중국 푸단(復旦)대 한국학연구소장, 이호령 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통일연구원 주최 '한반도 비핵평화 프로세스' 심포지엄 조엘 위트 미국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은 "내년에 외교적 프로세스가 붕괴할 수도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기꺼이 평양에 가겠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트 수석연구원은 6일 통일연구원이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한반도 비핵평화 프로세스: 전망과 과제' 심포지엄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를 운영하는 위트 수석연구원은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을 지낸 인물이다.
워싱턴의 대표적인 대북 대화파로 분류되는 그가 비관적인 전망을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불행히도 제가 보는 미래는 밝지 않다.
2018년 이후 진행되어 온 외교 프로세스가 붕괴에 접어들고 있을 확률이 높다"며 "이로 인해 미래에는 기껏해야 북한과 교착상태로의 회귀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에서 15년간 근무한 제가 국무부 장관을 위한 제언을 한다면 '장관님, 지금 문제가 생겼습니다. 내년 초면 외교가 붕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외무성이 협상 테이블에 나온 게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행동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간 북미 실무협상을 예로 들었다. 위트 연구원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실무회담은 실패였다.
미국 대표단은 회담을 철저히 준비해왔으나 북한은 그렇지 않았고, 거의 듣기만 했다"며 "미국식 표현으로 이들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건 '얼굴에 모래를 던지기 위해서'다.
시간만 벌어가기 위한 수작"이라고 꼬집었다.
해법으로는 북미 정상 간 직접 대화를 제시했다.
그는 "저는 트럼프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지만, 정상회담에 집중하는 것에 대해서만은 경의를 표한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상회담이 있어야 한다.
과거 회담에 견줘 더 많은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회담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회담을 '어떻게' 개최할지 문제로 귀결될 텐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내가 기꺼이 평양에 가겠다'고 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 내용을 담은 북미 간 합의를 기꺼이 체결하고 실무차원에서 이행한다고 말해야 한다"며 "그렇게 한다면 분명히 많은 성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미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한 만큼, 북측 대표의 직급도 그에 맞춰 격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북미 실무협상에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투입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위트 연구원은 이런 노력이 실패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는 실패할 가능성이 성공 가능성보다 더 크다"며 "외교적 노력이 붕괴한다면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도 있다.
심지어 중국과 관계를 악화시키더라도 핵실험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럴 경우 우리는 다시 '봉쇄'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모든 노력을 다해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대규모 훈련을 재개하며, 더 많은 미사일 방어 전력을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을 포함한 추가 전력 현대화 프로그램을 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온 시걸 미국 사회과학연구회(SSRC) 동북아협력안보국장도 추가적인 북미 정상회담의 필요성 쪽에 목소리를 보탰다.
시걸 국장은 "워싱턴에서 알쏭달쏭하게 행동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 만큼은 다르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분명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북한이 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지난달 전격 경질된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언급한) '리비아 모델'은 잊어도 된다고 말했지만, 북측 협상가들은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현 상황이 긍정적이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심포지엄 2부에서는 한반도 평화체제(Peace Regime)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6자회담을 활용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구갑우 북한대학원 교수는 '비핵화 협상'과 '평화체제 협상'을 분리할 것을 제안했다.
비핵화 협상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 진행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같은 국제기구가 검증과 해체 과정에 개입하고, 평화체제는 2005년 9·19 공동선언에 명기된 것처럼 별도의 '포럼'에서 협상하자는 것이다.
구 교수는 "평화체제 협상을 위해 6자회담을 재개하고, 이 협상은 동북아 다자안보 협력을 위한 협상과 함께 진행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김상기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출신의 위샤오화(虞少華) 중국 상하이대 한반도연구센터장, 정지용(鄭繼永) 중국 푸단(復旦)대 한국학연구소장, 이호령 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