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 "4월혁명은 민주화·산업화의 출발점"
입력
수정
지면A32
4·19 60돌 기념사업 이끄는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헌법 전문에서 알 수 있듯이 4·19혁명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근간입니다. 4·19가 없었다면 오늘의 민주화와 산업화도 없었을 겁니다.”
50년 이어 60주년 사업도 총괄
혁명정신 선양 간담회·콘서트 등
추모·위로 프로그램 준비 박차
‘제60주년 4·19혁명 기념사업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81·사진)은 내년 4·19 60돌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이 이만큼 발전하고 성숙하게 된 뿌리를 찾아가면 4·19를 만날 수 있다는 얘기다.2010년에 제50주년 기념사업회 회장을 맡았던 김 회장은 이번에도 4·19 민주혁명회, 희생자유족회, 공로자회 등으로부터 기념사업회 회장으로 추대됐다. 지난 8월 회장을 맡은 이후 △4·19 정신 선양 재조명 간담회 △조찬기도회 △열린콘서트 △전야추모제 등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꽃다운 젊음을 바친 186명의 희생자와 4000여 명의 부상자, 1000여 명의 공로자를 위로하고 4·19 정신을 이어받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과 4·19의 인연은 남다르다. 1960년 4·19 당시 그는 한국외국어대 총학생회장으로 시위를 주도했다. 김 회장은 “외대 학생들과 함께 종로2가까지 구호를 외치며 나아갔다”며 “살수차가 시위대를 향해 물을 뿌리고 진압을 시도할 때 살수차를 가로막는 등 행진의 선봉에 섰다”고 회고했다.
4·19 이후에는 전국대학생 질서수습위원회 의장으로 활동했다. 대학별로 나눠 대학생 질서유지위원회 띠를 두르고 치안 유지와 교통 질서를 담당했다. 김 회장은 이 공로로 1963년 4·19 유공자 훈장(건국포장)을 받았다.“당시 수상자 대부분이 유명을 달리해 부모님이 대신 나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세상을 떠났거나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한 동료들 생각에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김 회장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뒤 1963년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가난한 나라를 후대에 물려주지 않으려면 공무원이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장기영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의 책임비서관 등을 지내다 상공부 국장을 끝으로 1973년 공직에서 퇴임했다. 이후 관광업으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조국에 보답하는 길은 인재를 키우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오랜 신념을 잊지 않았다.
4·19에서 시작된 김 회장의 애국정신은 인재 양성으로 이어졌다. 여성 인재 양성을 위해 1979년 서울 신림동에 세운 미림여고는 올해 개교 40주년을 맞았다. 1991년에는 정보기술(IT)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미림여자정보과학고도 설립했다.“미림학원의 건학 이념은 ‘인재대본 육영보국(人材大本 育英報國)’입니다. 인간 중심의 교육을 펼치고 국가와 사회에 유익한 인재를 키우겠다는 다짐입니다. 미림여고 2만여 명, 미림여자정보과학고 6000여 명의 졸업생은 육영보국의 이념을 가슴에 새기고 국가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