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핀셋규제' 분양가 상한제…"대형 건설사들, 주가부진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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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수도권 집중정부가 서울 개포동과 대치동 등 27곳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했다. 향후 대형 건설주(株)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진단이다.
대형건설사, 실적·주가 부진 불가피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전날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를 열고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서울 27개 동을 지정했다. 국토부는 대상 지역을 동(洞) 단위로 '핀셋 규제'에 들어갔다. 강남과 서초, 송파 등 22곳이 집중대상이 됐다. 개포주공1단지와 신반포3차 등 재건축 사업이 활발해서다.
비강남권인 마포, 용산, 영등포구 등 5곳도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됐다. 일부 단지가 후분양을 추진하거나 임대사업자에 매각을 추진하는 등 분양가 규제를 피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서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발표가 '1차' 지정이라는 것이다. 향후 고분양가 책정 움직임 등 시장 불안 우려가 있으면 신속하게 추가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당분간 분양공급이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건설사들의 실적은 물론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들은 평균적으로 연간 분양의 25% 가량을 서울에서 실시했다. 이는 전국 분양에서 서울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인 11%를 두 배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발표로 사실상 서울 전 지역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위한 정량 요건을 충족해 언제든 규제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수도권과 재건축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추진해온 대형건설사, 더 나아가 시멘트·건축자재 업종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전문가들은 건설주 가운데 이번 규제의 영향이 적으면서 개별 상승동력을 가진 업종에 관심을 가지라고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주택규제의 영향이 미미하다. 특히 올 4분기에 이어 내년 초반까지 화학공업 분야에서 수주가 집중될 전망이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내 아제르바이잔 가스처리시설, 사우디 우나이자 가스시설 등 22억 달러 규모의 수주 결과가 기대된다"며 "내년 초 이집트 폴리프로필렌(PP)-프로판탈수소(PDH) 공장 건설, 우즈베키스탄 비료 설비 기초설계,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공장 기초설계 등 총 26억 달러 규모의 수주 발표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 대우건설이 상승동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주택개발로 해외수주가 회복될 것으로 보여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