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르도안, 양국 긴장관계 속 13일 美워싱턴서 회동

美의회 제재·종족학살론에 터키 반발해도 정상관계는 양호
시리아 침공·쿠르드족·IS 대테러정책 등 현안 논의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하고 다음 주 미국 워싱턴D.C.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확정했다. AP통신,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터키 대통령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달 13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만남을 기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아주 좋은 통화를 했다"며 "터키-시리아 국경 문제, 테러 근절, 쿠르드족과의 적대관계 종식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의 만남은 터키가 쿠르드족이 장악하는 시리아 북부를 침공한 이후 미국 하원을 중심으로 터키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양국 관계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하던 와중에 이뤄지는 것이다. 미국 하원은 지난달 29일 터키의 시리아 북부 침공을 응징해야 한다며 터키를 제재하는 법안과 오스만제국이 1915∼1923년 아르메니아인 150만명을 죽인 역사적 기록을 '제노사이드'(genocide·종족 집단학살)로 인정하는 결의안을 잇달아 통과시키며 터키의 불만을 낳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의 터키 제재 법안 통과에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으며, 아르메니안 종족학살을 인정한 결의안 통과에 대해서는 터키를 향한 "가장 큰 모욕"이라고 반발했다.

미국 하원의 결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미국 방문 계획을 취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양국 정상 간 형성된 유대는 이를 극복할 만큼 두텁다는 게 터키 소식통들의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사망 이후 IS 조직 소탕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터키의 한 고위 당국자는 지난 4일(현지시간) 저녁 시리아 북서부의 알레포 주 앗자즈에서 알바그다디의 친누나이자 IS 핵심 정보를 쥐고 있을 라스미야 아와드(65)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알바그다디의 첫째 아내와 딸의 신병도 이미 작년부터 확보하고 있다고 이날 발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