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해외 선진銀 벤치마킹…"내년부터 직원평가 방식 개편"

해외은행선 '고객만족' 최우선
자연스럽게 수익률 높아져
"믿고 자산 맡기는 PB 키울 것"
신한은행이 내년부터 직원 평가지표(KPI)에서 고객 만족도가 차지하는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객 수익률을 많이 반영하는 형태로 지난 7월 KPI를 개편한 데 이은 두 번째 조치다. 상품 가입자를 얼마나 늘리느냐보다 고객 관리의 질적인 측면을 더 신경 쓰겠다는 의도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내년 1월 고액 자산관리(WM)를 담당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KPI를 추가 개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자산관리를 맡긴 고객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그 만족도를 KPI에 비중 있게 반영하는 게 골자다.

KPI는 영업점과 직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다. 수익, 매출 및 고객 유치, 건전성, 고객 수익률 등을 점수화한다. 매년 인사평가와 성과급 등에 반영한다. 그동안은 대부분의 은행이 매출 및 고객 유치 결과를 KPI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뤘다.

이번 개편은 WM분야 주요 임직원이 지난 8월 방문한 캐나다 뱅크오브몬트리올과 TD뱅크 등 해외 선진 은행의 시스템을 참고했다. 해외 선진 은행들은 고객 만족도에 대한 비중이 높은 편이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려고 고민하는 ‘선순환’을 추구한다.신한은행은 7월 자산관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PB(프라이빗뱅커)센터에 대한 KPI를 시범 개편했다. KPI에서 고객 수익률이 차지하는 비중을 10%에서 30%로 늘렸다. 내년 1월에는 모든 PWM센터에 이 같은 방안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추가 개편안 역시 이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은 신한은행이 KPI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데 주목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이 KPI를 개편하는 경우가 드문 데다 개편하고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추가 개편을 하는 것도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고객 만족도를 중심으로 KPI를 바꾸면 당장은 매출이 줄어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이용자가 믿고 자산을 맡기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