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코너링…상암동 누빈 자율주행 셔틀버스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 개막…유인 드론 실물 공개
서울시, 2024년 드론 택시 시범사업 추진…"이동 자유 만끽하게 할 것"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앞 임시 정류소.
15인승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만원 승객을 태운 채 서서히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운전자는 잠시 핸들로 방향을 잡더니 곧이어 핸들에서 손을 놓은 채 전방만 주시했다.

운전자의 개입이 없는데도 버스는 시속 20∼30㎞ 속도로 거침없이 달렸다.

덜컹거리는 느낌이 있었지만 크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었다. 버스는 신호등 색깔이 빨간색으로 변하자 정지선에 맞춰 멈춰서더니 신호가 바뀌자 다시 속도를 냈다.

사거리가 나오자 운전자가 재빨리 핸들에 손을 얹고 오른쪽으로 틀었다.

"주변 차량이 접근해 안전을 위해 수동 조작을 했다"는 게 동승한 연구원의 설명이었다. 주변에 다른 차량이 없던 두 번째 코너에서는 핸들이 저절로 오른쪽으로 크게 꺾였다.

버스는 부드럽게 코너를 빠져나왔다.

버스 운전석 뒤 스크린에는 차량에 부착된 5개 센서로 인식한 주변 지형과 차량 정보가 이미지와 함께 쉴 새 없이 표시됐다. 약 10분간 셔틀버스는 인근 누리꿈스퀘어까지 3.3㎞를 달렸다.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하는 경우는 2∼3번에 그쳤다.

운전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는 아니었으나, 승객을 태우고 달리는 데 무리는 없었다.

이번 셔틀버스 시범 운영은 서울시가 8∼9일 개최하는 '2019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 시민 체험 행사 중 하나다.

엑스포에서는 하늘을 나는 택시로 불리는 '유인 드론'의 실물도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중국 이항의 2인승 유인 드론과 독일 볼로콥터사의 2인승 드론 택시로 두 제품 모두 몸체 크기는 소형차와 비슷했다.

프로펠러 8개를 탑재한 이항 드론은 연속 비행시간이 20∼25분에 그치지만 프로펠러 수가 18개에 이르는 볼로콥터는 30∼40분 비행이 가능하다.

다만 자율주행이 가능한 이항 드론과 달리, 볼로콥터는 현재 조종사가 동석해야 운행이 가능하다.
미국의 우버는 승객 4인과 조종사 1인이 탑승할 수 있는 '우버 에어' 미니어처 모델을 선보였다.

소형 헬리콥터와 유사한 디자인의 우버 에어는 시속 150∼200마일(241∼322㎞)로 주행이 가능하다.

202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댈러스 등에서 우버의 고급 서비스 '우버 블랙'보다 조금 비싼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우버의 계획이다.

현장 방문객들은 VR(가상현실) 기기를 쓰고 약 5분간 가상 탑승 체험을 할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주행 택배로봇도 선보였다.

가로 2m, 세로 1m, 높이 0.5m 크기의 4륜 택배로봇은 정해진 경로를 따라 이동하다 빨간 신호 앞에서 정지한 후 신호가 바뀌자 다시 주행을 시작했다.

곧이어 다른 택배로봇이 나타나자 잠시 멈춘 뒤 다른 로봇이 이동할 때까지 기다렸다.

동작 인식에는 모션 센서, 지형 및 신호 정보는 라이다(LiDAR·레이저 레이더)와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가 활용됐다.
이밖에 안면 인식과 QR 코드로 탑승과 환승이 가능한 티머니 결제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이날 오후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는 '이동의 자유를 통한 포용적 도시 탄생'을 담은 서울선언문이 발표됐다.

선언문은 자율주행 로봇에 의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전달됐다.

박원순 시장은 선언문 통해 "'누구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동의 자유를 만끽하는 서울시'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 스마트 모빌리티 생태계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 이동수단의 연결과 교통 빅데이터 개방을 통한 혁신적인 통합이동 서비스 구현 ▲ 기술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상생의 모빌리티 지향 ▲ 이동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 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2024년부터 드론 택시, 2025년부터 자율주행 차량이 서울을 누빌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와 시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