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방치된 경복궁 옆 송현동 땅에 '숲·문화공원' 들어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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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도시 이야기
'지붕없는 박물관' 서울 종로구
대한항공이 소유한 땅 사들여
"서울판 센트럴파크 만들자"
시민 토론회서 87%가 동의

종로구는 10여 년간 사실상 방치됐던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를 ‘숲·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종로구 같은 구도심의 재생을 위해선 지역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문화인프라를 구축해 주변 지역에까지 활력을 불어넣는 침술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것이 김영종 종로구청장의 지론이다.문화인프라로 주변 지역에 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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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지를 매입할 예산을 조달할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지만 공원화하자는 방향성에 대해선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100인 시민 토론회’에서 토론 참가 신청자 1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96명 중 87.5%가 송현동에 숲·문화공원을 조성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산림청에서 발표한 ‘전국 도시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1인당 생활권 숲 면적은 4.38㎡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치 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건물 간 네트워크 조성
2021년이면 광화문역에서 종각역까지 지하보행로가 연결된다. 광화문 지하도로에서 청진공원 하부를 통과해 그랑서울까지 이어지는 155m 길이의 지하도로가 설치될 예정이다. 광화문역과 종각역이 연결되면 시민들은 지상으로 나오지 않고 교보생명빌딩부터 KT광화문빌딩, D타워, 그랑서울, 종로타워 등 대형 빌딩 8곳으로 옮겨 다닐 수 있다.종로구가 2016년 조성한 두 역 사이 지하보도 중 단절된 구간을 연결하게 된 것이다. 해당 구간은 도시환경정비 사업의 완료지구와 미시행지구가 얽혀 있는 데다 일부 건물 소유자 설득 문제에 부딪혀 단절돼 있었다. 그런데 6월 청진공원에 있는 14.2㎡ 사유지를 종로구가 사들이면서 이 구간을 이을 수 있는 물꼬가 트였다. 이 땅을 매입하면서 지하보도 공사에 필요한 도로 폭 6m가 확보됐다. 공사비는 서울시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2021년 초 개통이 목표다.
김 구청장은 “지상에서 단절된 건물들이 지하에서 연결되면서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며 “무엇보다 비와 눈, 추위를 피해 지하로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시민 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