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아이콘'이 돌아왔다…룰라 석방에 브라질 정치권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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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지방선거·2022 대선 출마설…남미 좌파연대 부활 시도 가능성
좌-우파 전면 대립에 따른 '정치 양극화' 심화 우려도
브라질에서 '좌파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지 19개월 만에 풀려나면서 정치권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이 2심 재판의 유죄 판결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함에 따라 8일(현지시간) 전격 석방됐다.
부패 혐의에서 벗어나거나 재판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룰라 전 대통령 석방 자체가 정치권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좌파 노동자당(PT)은 룰라 석방에 크게 고무된 표정이다.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고, 당 지도부와 당원들은 룰라 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상파울루 주(州) 상 베르나르두 두 캄푸 시에서 대규모 환영 행사를 열었다. 수감된 상태에서도 줄곧 무죄를 주장해온 룰라 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을 면회한 측근들에게 "석방되면 전국을 도는 정치 캐러밴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정치 캐러밴을 통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되는 정치적 혼란을 잠재우는 역할을 하겠다며 대선 출사표에 버금가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좌파진영의 선거 캠페인을 진두지휘하거나 상파울루 시 등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어떤 경우든 지방선거에서 좌파진영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면 룰라 전 대통령이 피선거권을 회복해 2022년 대선에 직접 출마하거나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선거에 깊숙이 개입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그럴듯하게 거론된다. 룰라 전 대통령이 남미지역에서 '좌파 연대 부활'이라는 보다 큰 그림을 그릴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주변 여건도 나쁘지 않다.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승리한 데 이어 우루과이 대선도 좌파 집권당의 다니엘 마르티네스 후보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대선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려 있으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여전히 건재한 편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 페르난데스 당선인에게 축하 서한을 보내 "중남미는 형제애와 존중의 관계를 조금씩 되찾을 것"이라며 아르헨티나 대선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한편, 정치 전문가들은 룰라 석방이 정계 복귀로 이뤄지면 이른바 '정치 양극화'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이 룰라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좌파진영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앞세운 우파진영으로 나뉘면서 날카로운 대립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권 1년 차임에도 국정 수행에 대한 낮은 지지율로 고심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입장이다.
좌파세력 확장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집권 기반을 다지기 위해 필요하면 선거운동원으로 뛰겠다는 의지까지 밝히며 적극적인 역할을 예고한 상태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의 정국은 룰라 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좌-우파 진영의 전면전 양상을 띠면서 중도 세력의 목소리는 위축되는 대립의 정치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
좌-우파 전면 대립에 따른 '정치 양극화' 심화 우려도
브라질에서 '좌파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지 19개월 만에 풀려나면서 정치권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이 2심 재판의 유죄 판결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함에 따라 8일(현지시간) 전격 석방됐다.
부패 혐의에서 벗어나거나 재판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룰라 전 대통령 석방 자체가 정치권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좌파 노동자당(PT)은 룰라 석방에 크게 고무된 표정이다.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고, 당 지도부와 당원들은 룰라 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상파울루 주(州) 상 베르나르두 두 캄푸 시에서 대규모 환영 행사를 열었다. 수감된 상태에서도 줄곧 무죄를 주장해온 룰라 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을 면회한 측근들에게 "석방되면 전국을 도는 정치 캐러밴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정치 캐러밴을 통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되는 정치적 혼란을 잠재우는 역할을 하겠다며 대선 출사표에 버금가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좌파진영의 선거 캠페인을 진두지휘하거나 상파울루 시 등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어떤 경우든 지방선거에서 좌파진영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면 룰라 전 대통령이 피선거권을 회복해 2022년 대선에 직접 출마하거나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선거에 깊숙이 개입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그럴듯하게 거론된다. 룰라 전 대통령이 남미지역에서 '좌파 연대 부활'이라는 보다 큰 그림을 그릴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주변 여건도 나쁘지 않다.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승리한 데 이어 우루과이 대선도 좌파 집권당의 다니엘 마르티네스 후보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대선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려 있으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여전히 건재한 편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 페르난데스 당선인에게 축하 서한을 보내 "중남미는 형제애와 존중의 관계를 조금씩 되찾을 것"이라며 아르헨티나 대선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한편, 정치 전문가들은 룰라 석방이 정계 복귀로 이뤄지면 이른바 '정치 양극화'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이 룰라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좌파진영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앞세운 우파진영으로 나뉘면서 날카로운 대립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권 1년 차임에도 국정 수행에 대한 낮은 지지율로 고심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입장이다.
좌파세력 확장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집권 기반을 다지기 위해 필요하면 선거운동원으로 뛰겠다는 의지까지 밝히며 적극적인 역할을 예고한 상태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의 정국은 룰라 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좌-우파 진영의 전면전 양상을 띠면서 중도 세력의 목소리는 위축되는 대립의 정치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