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대법에 이재명 탄원서 제출…全·李, 오늘 만찬회동(종합2보)

全이 회동 제안, "우리는 하나" 건배사…"文정부 성공바라는 마음은 하나"
양정철·김경수·이재명 회동 이어 민주당 '원팀' 메시지 강조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이달 초 이재명 경기지사의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전 의원은 또 이날 이 지사뿐 아니라 김진표·정성호·박광온 의원과 만찬 회동을 함께하며 총선을 앞두고 당내에 계파를 아우르는 '원팀' 메시지를 강조했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전 의원은 이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사건 관련 대법원 최종 심리를 앞두고 "부디 이 지사가 경기도민들의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고 경기도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주시길 청원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냈다.

전 의원은 "이 지사는 경기도에 반드시 필요한 정치인"이라며 "강한 추진력과 탁월한 역량을 가진 행정가로 경기도민들의 지지와 호응을 받으며 더 살기 좋은 경기도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해줬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지사가 대법원에서 좋은 결과가 나기를 바란다"며 "그런 맥락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하다고 해 흔쾌히, 당연히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에 탄원서를 썼다"고 말했다.

이 지사와 지난해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경쟁했던 전 의원이 이 지사를 위한 탄원서를 제출한 것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원팀 정신'을 확고히 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전 의원이 '비문'(비문재인) 대표주자 이 지사와의 '갈등설'을 지우면 양측 지지자들 사이의 치열한 신경전을 진화할 수 있다는 생각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친문 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김경수 경남지사가 이 지사와 전격 회동해 당 안팎에 '원팀'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당시 전 의원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자신이 간사를 맡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일정 때문에 부득이하게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전 의원 의원의 제안으로 이 지사는 이날 저녁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자신의 공관으로 전 의원을 초청해 만찬 회동을 했다. 민주당 김진표·정성호·박광온 의원도 함께했다.

전 의원은 통화에서 '이 지사에 대한 탄원서를 써준 의미의 연장선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총선을 앞두고 계파 갈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성호 의원은 만찬 후 통화에서 "폭탄주를 몇잔 돌리며, 굉장히 기분 좋은 자리를 가졌다"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원팀'이 되자, 이 지사가 경기도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자는 얘기들을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이 지사와 전 의원 사이에는 전혀 그런 것이 없고 평소에도 자주 통화하며 의견을 교환한다"며 "지지자 간에 약간의 차이들이 있지만, 모두 우리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은 같은 만큼,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김진표 의원 등의 제안으로 "우리는 하나다", "뭉쳐 뭉쳐 뭉쳐, 이재명 화이팅" 등의 건배사를 외치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정 의원은 전했다.

박광온 의원도 통화에서 "현역 지사 두 분(이재명·김경수) 두 분이 사법절차 진행 속에 있다는 것이 우리 당으로서 굉장히 큰 어려움이고 부담"이라면서 "문재인 정부를 성공시키고 그다음 정권을 창출하려면, 국민이 명령하는 '원팀 정신'을 분명히 다시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의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이재명·김경수 지사의 재판과 관련한 구체적 언급은 회동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정 의원은 설명했다.

이 지사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 친문 핵심들과 직·간접적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달 29일 문 대통령이 찾은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했고, 이달 8일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과 경기도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전 의원을 만났다. 당내에서는 이처럼 이 지사를 둘러싼 친문·비문 사이의 갈등을 지우고 '원팀'을 강조하려는 각종 움직임이 내년 4월 총선 '지지자 결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