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고발 'PD수첩' 제작진 검찰송치에 비판성명 잇따라

PD연합회 이어 구성작가협의회 "언론 탄압"
지난해 대한불교조계종 주요 인사들의 비리 의혹을 방송한 MBC TV 시사프로그램 'PD수첩' 제작진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방송가 PD, 작가들의 비판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종로경찰서는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정재홍 작가 등 PD수첩 제작진 2명과 당시 방송에서 인터뷰한 대상자 A씨, 불교 관련 언론사 대표 등 4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국방송작가협회 산하 지상파 4사 작가들이 모인 구성작가협의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지난해 5월 방송된 '큰스님께 묻습니다' 이후 조계종 역사상 처음으로 총무원장이 탄핵당하고 본격적인 불교개혁 운동이 시작됐는데 1편을 집필한 정재홍 작가와 제작진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경찰은 고소장 접수 후 1년 5개월간 이 사건을 붙잡고 있었다"며 "현응 스님조차 부인하지 않는 성추행 사건은 조사하지도 않았다. 성추행 피해자 여신도와 'PD수첩' 제작진을 물고 늘어졌다.

그러는 사이 현응 스님은 해인사 주지로 복귀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그러면서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하면 안 된다. 공익과 알 권리를 위한 언론 보도가 무죄라는 것은 이미 수많은 판례가 입증한다"며 "그런데도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한다면 '검찰 조직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시사프로그램 제작진을 겁박하고 작가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조치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PD연합회도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어느 사회든 종교 지도자에게는 일반인보다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된다.

'PD수첩'이 조계종 내의 해묵은 비리를 고발하고 시정을 촉구한 것은 언론의 공적 책임에 부합하는 정당한 행위였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이러한 상식을 무시한 채 제작진을 기소한다면 기소권 남용이자, 자의적인 기소권 행사로 손가락질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