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지지도 투표서 박근혜 제쳤다…서울대서 MB 재평가 받는 이유?

서울대 SNULife 게시판서 대통령 투표 중
'가장 존경하는 역대 대통령' MB 1위
문대통령 8위, 박 전 대통령 10위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대 스누라이프(SNULife) '존경하는 대통령' 투표에서 순위가 상승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쳤다.

서울대 학우들이 정치, 사회 이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이 게시판에서는 지난 7일부터 역대 대통령 중 존경하는 대통령을 꼽는 투표를 진행중이다.11일 오전 813명(3명까지 중복 투표 가능)이 참여한 이 투표에서 문 대통령은 37표를 얻으면서 투표 초반 10위에서 8위로 상승했으며 박 전 대통령은 28표를 얻는데 그쳤다.

서울대생들이 꼽은 존경하는 대통령 1위는 여전히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506표를 득표했다.

2위인 박정희 전 대통령(456표)보다 단 50표만을 앞섰지만 투표 초반부터 1위를 기록 중이다.3위는 김영삼 전 대통령(280표), 4위는 노무현 전 대통령(227표), 5위는 김대중 전 대통령(217표), 6위는 이승만 전 대통령(184표) 순이다. 100표 이상을 득표한 대통령은 이들 6명 뿐이며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44표), 문재인 대통령(37표), 노태우 전 대통령(34표), 박근혜 전 대통령 (28표), 윤보선 전 대통령(13표), 최규하 전 대통령(9표) 순이다.
그렇다면 서울대 생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

한 스누라이프 이용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를 하는 이유로 2008년 광우병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FTA를 체결한 점과 전 세계가 줄도산 마이너스 성장할 때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던 점을 꼽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2019년 9월 4일 법정 출두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도 인정한 '쿨함'도 MB 재평가의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윤 총장은 지난 10월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에서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 중 검찰 중립성을 보장해 준 정부를 골라달라는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망설임없이 "이명박 정부다"라고 꼽았다.

윤 총장은 "이명박정부 때 대검 중수부 과장, 특수부장으로 3년간 특별수사를 했다"면서 "당시 대통령 측근과 형(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구속할 때 (권력으로부터) 별 관여가 없었다. 상당히 쿨하게 처리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또 다른 이용자들도 "지금은 마트 가면 싸고 맛있는 미국산 소고기만 찾는다. 나꼼수에게 선동당해 미국산 소고기 먹으면 큰일나는 줄 알았던 것 생각하면 화가 난다", "여의도 텔레토비 보면서 같이 웃었다는 것만 봐도 최근 대통령 중에 표현의 자유나 풍자에 저정도 관대한 사람이 있었나 싶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스누라이프 게시판은 서울대 졸업생 또는 재학생, 로스쿨 재학생 등만 읽고 쓰기가 가능한 폐쇄형 게시판이지만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서울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최악의 서울대 졸업생 3명을 뽑았다"고 전하면서 "3위가 조윤선, 2위가 김진태, 1위가 우병우다. 제가 (연설하는 이유는)서울대 다닌 사람들이 이런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라고 연설할 당시 이 게시판 투표를 인용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조 전 장관은 2년이 지난 후 진행된 이 투표에서 자신이 부끄러운 서울대생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40%대를 유지하는 여론조사 기관 지지도에 비해 8위에 머물며 유독 서울대 생들로부터 야박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문 대통령의 임기는 지난 9일 2년 반의 반환점을 지났다. 오는 19일에는 생방송으로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남은 임기 중 역점을 둘 국정 과제들을 설명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반환점을 지난 데 대해 “국민이 바라는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면서 “국민과 시대가 요구하는 대통령의 소임을 최선을 다해 완수하겠다”고 11일 말했다.문 대통령은 “정부가 출범한 지 어느새 절반의 시간이 지났고, 이제 앞으로 남은 절반의 시간이 더 중요해졌다”면서 이같이 말하고는 “그 과정에서 더욱 폭넓게 소통하고 다른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공감을 넓혀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