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뭐하러 했나' 당원이 뽑은 지도부 손학규만 남았다

하태경, 이준석, 권은희 연이어 징계
소수였던 당권파가 최고위 장악
당내선 윤리위 이용해 정적 제거한단 비판도
손학규 대표(오른쪽)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이 직책당비 미납을 이유로 권은희 최고위원의 당직을 박탈했다. 지난해 9월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 지도부 4명 중 현재 직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손학규 대표가 유일하다.

바른미래당은 11일 '직책 당비 미납'을 이유로 권은희 최고위원의 당직을 박탈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에 따르면 "권 최고위원은 9개월 동안 당비를 미납했고, 당 사무처에서는 납부 독려 문자를 3번 보냈다"며 "당헌·당규에 따르면 직책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하지 않은 당직자는 당직을 박탈하며 또한 공직선거 후보자 신청 자격을 박탈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하태경 전 최고위원이 손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발언했다는 이유로 지난 9월 당직 직무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 대한 명예훼손성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18일 당직 직위해제 징계가 내려졌다.

최근 징계를 받은 3인은 모두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한 비당권파 인사들이다.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는 오신환 원내대표(당연직 최고위원)를 포함해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등 비당권파가 다수였다. 하지만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 징계에 이어 이날 권 최고위원까지 당직이 박탈되면서 당권파가 다수를 이루게 됐다. 당내에선 손 대표가 윤리위를 이용해 정적을 제거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지난해 9월 2일 전당대회를 열었다. 손 대표가 27.02%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해 신임 당대표에 올랐고, 하태경 의원이 2위(22.86%),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3위(19.34%)를 차지했다.

당시 권은희 후보는 6.85% 득표율로 4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여성 몫 최고위원이 됐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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