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조국 일가 수사,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될 일"

문무일, 고려대 정보대학 석좌교수 임명식에 앞서 입장 밝혀
"법과 원칙 벗어나는 권능 행사 시 시간이 지나도 문책받게 된다"
"디지털이 모든 사회 지배…AI 시대의 법 정비 연구할 것"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11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석좌교수 임명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법과 원칙에 따라서 다 진행될 수밖에 없는 일들 아닌가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11일 문 전 총장은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진행된 정보대학 석좌교수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을 만나 "청와대와 여권에서 검찰을 비판하는 발언이 나왔던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전 총장은 "검찰이 검찰의 권능을 집행하면서 법 외적인 고려를 하는 건 정말 쉽지 않다"며 "아마 그러한 고충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법과 원칙을 벗어나는 권능을 행사하면 국민들로부터 어느 시간이 지나도 문책을 받게 돼 있다"며 "현재 하고 있는 수사도 법과 원칙에 따라서 진행되리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 전 총장은 오보 기자에 대한 출입제한 조치를 담은 법무부의 새 공보기준과 변호사 전관예우 근절방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는 "현재 법무부나 검찰, 정치권에서 각자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 원칙에 맞는 결론을 도출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한편 문 전 총장은 이날 모교인 고려대에서 정보대학 컴퓨터학과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법조인들이 퇴임 후 학계에 진출할 때 로스쿨 교수직을 맡는 경우와 비교하면 'IT맨의 길'을 선택한 문 전 총장의 선택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문 전 총장은 "디지털이 모든 사회 분야를 거의 지배하는 시기가 됐는데 그 문제에 관해 제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확대하고 전파할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디지털·인공지능(AI) 시대에 국가의 법과 제도, 법 집행기구를 어떻게 정비해야 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임명 소감을 밝혔다.

문 전 총장은 대검찰청 과학수사 2담당관으로 재직할 당시 포렌식 분석 장비 및 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맡아 포렌식 프로그램 국산화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 조지타운 대학에서 연수 중인 문 전 총장은 내년 가을 중 완전히 귀국할 계획이라고 향후 진로에 대해서도 밝혔다. 내년 봄 학기부터 특강과 세미나 등을 통해 고려대 학생들과 소통은 하되 별도의 정규 수업은 아직 계획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문 전 총장은 2017년 7월 검찰총장으로 취임했으며 지난 7월 2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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