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햄버거병' 피해가족 "합의"…검찰 수사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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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맥도날드 상대 손해배상 소송 사건 종결한국맥도날드가 자사 햄버거 패티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일명 '햄버거병'에 걸린 피해자와 합의했다. 하지만 검찰이 재수사에 나선 혐의와는 상관 없기 때문에 수사는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피해자 합의로 수사가 멈춰지는 사건은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일 경우다.
맥도날드, 피해 가족 치료금액 제반비용 모두 지원키로
합의 별개로 檢 재수사는 계속될 듯
1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부장 문혜정)는 피해자 등 4명이 맥도날드와 한국맥도날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조정으로 사건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한국맥도날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합의에 따라 지금까지 발생한 어린이의 치료금액은 물론, 앞으로 어린이가 치료와 수술을 받는데 필요한 제반 의료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향후 양측 입장을 대변하거나 이용하고자 하는 제3의 개인 또는 단체에 대해서 더 이상 일체 관여하지 않고 어린이의 치료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재수사에 착후나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강지성)는 맥도날드와 피해 어린이 가족 측 간 합의와는 별개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서 합의가 이뤄지고 피해 보상이 이뤄지면 일반적으로 수사나 재판에 반영은 될 것"이라면서도 "합의가 있을 때 수사가 멈춰지는 사건은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 사건"이라고 밝혔다.한편 햄버거병 사건은 2016년 9월 네 살 아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려 신장 장애 2급 판정을 받자, 부모가 아이의 발병 원인이 당일 맥도날드에서 먹은 덜 익은 햄버거 탓이라며 2017년 7월 한국맥도날드를 식품안전법 위반 등으로 고소한 사건이다. 이후 비슷한 증상의 피해를 주장하는 다른 고소인들도 잇따랐다.
당시 검찰은 수사를 진행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맥도날드 측과 임직원을 작년 2월 불기소처분하고 패티 제조업체 대표 등 회사 관계자 3명에 대해서만 불구속으로 기소했다.
하지만 올해 1월 다시 고발된 '햄버거병' 사건은 지난 17일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맥도날드가 햄버거병 수사 과정에서 직원에게 허위진술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앞서 '정치하는 엄마들' 등 9개 시민사회단체는 한국 맥도날드와 패티 납품업체, 세종시 공무원 등을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직무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올해 1월 고발했다. 고발단체 측은 맥도날드 측이 2016년 7월 장 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된 오염 패티가 일부 매장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패티 제조업체로부터 보고 받고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한국맥도날드는 "허위진술을 교사했다는 주장은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며 "'햄버거병' 사건에 대해서는 이미 불기소처분을 받았고, 서울고등검찰과 서울고등법원에 항고 및 재정신청이 제기됐지만 역시 기각된 바 있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맥도날드는 최근 '내부고발자'로부터 제기된 위생 논란에 대해서도 전국 410여개 매장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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