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주권 보장하라'…전주시 농민회, 시청 앞 쌀 야적 시위

80t 분량 쌀자루 쌓아…WTO 농업 부문 개도국 포기 철회 요구
전북 전주지역 농민들이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농업 부문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를 규탄하는 쌀 야적 시위를 벌였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전주시농민회는 12일 전주시청에서 집회를 열고 800㎏ 톤백(Ton Bag) 포장 벼 100포대를 청사 입구에 쌓았다.

농민회는 "농민들은 쌀값 하락과 밥쌀 수입에도 식량 주권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농사를 지어왔다"며 "그런데 정부는 이러한 농민의 노력을 무시하고 별다른 설명 없이 WTO 개도국 포기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이번 결정은 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근시안적인 대처"라며 "우리나라 농업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는 지표는 어디에도 없다"고 덧붙였다. 박흥식 전농 전북도연맹 의장은 "우리나라 식량 주권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과오는 훗날 미래 세대의 악영향으로 돌아올 것"이라면서 "이제라도 농민의 한뜻을 받아들여 WTO 개도국 포기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미래 WTO 협상부터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농업 분야에서 개발도상국 특혜를 인정받아 관세 및 보조금 감축률, 이행 기간 등에서 선진국과 비교해 혜택을 받아왔다. 전농 전북도연맹 등 농민단체들은 향후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받지 않으면 농산물 경쟁력 하락과 보조금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연일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