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상상인저축銀 압수수색…금융위·금감원서 수사의뢰(종합2보)

'WFM 주가조작' 연루 의혹 수사…조국 가족펀드와 관련성 주목
'대출 한도' 위반 등 저축은행법 위반 혐의도 수사 대상
검찰이 12일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펀드 운용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상상인그룹 계열사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며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김종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상상인저축은행 본사와 관계자 사무실 등에 수사관들을 보내 각종 금융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 수사의뢰한 사건 등을 들여다보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금융위는 자본시장법 위반, 금감원은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혐의로 상상인저축은행을 최근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검찰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씨가 총괄대표를 지냈던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관련 주가조작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다.

금융당국은 코링크PE가 코스닥 상장사인 더블유에프엠(WFM)을 무자본으로 인수하고 허위 공시를 통해 주가 부양을 시도했다고 의심해 수사의뢰했다.

이와 관련해 조씨는 이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지난달 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상상인저축은행에서의 대출, 우회상장,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행태 등을 볼 때 코링크PE에 무자본 작전세력의 의도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WFM의 주가조작 사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언론 보도만으로 보면 코링크PE가 정상적인 운용사로 보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도 사모펀드 의혹 관련 수사에서 상상인저축은행과 WFM과의 수상한 자금 거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 WFM에 전환사채(CB)를 담보로 100억원을 대출해줬다.

이에 골든브릿지증권 인수에 나섰던 상상인그룹이 조 전 장관 측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관련한 문제 해결을 기대하고 대출을 실행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특히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6월 코링크PE에 20억원을 대출해줬다가 이후 회수하기도 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계열사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지난 8월 WFM에 주식 110만주를 담보로 20억원을 대출해줬다.

이와 관련, 상상인저축은행 측은 대출 당시 조 전 장관과 조씨의 관계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대출은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검찰은 상상인저축은행과 계열사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WFM 전환사채(CB) 등을 담보로 법령에 정한 한도를 넘는 개인대출을 내준 혐의(상호저축은행법 위반)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상상인저축은행이 상호저축은행법상 신용공여 한도 규정을 어겼다고 보고 있다.

현행법상 은행 자기자본의 20% 범위 안에서만 대출해줄 수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대출 적정성 문제를 두고 금융당국의 제재 대상이 되기도 했다.

금감원은 상상인저축은행이 대주주에 이익을 제공하면서 한도를 넘어선 개인대출을 한 정황이 있다며 기관 경고와 임원 문책, 과태료 부과 등 징계를 내린 바 있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자료를 검토한 뒤 곧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 등을 불러 WFM을 둘러싼 의혹 등 조 전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와 연관성이 있는지, 저축은행법상 대출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살필 방침이다. [연합뉴스 자료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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