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변혁이 원유철 원했다"…유승민 "그런 적 없다"

黃, 수도권·충청권 중진들과 오찬…"보수통합" 한목소리
한국당서도 "원유철로 안돼" 논란…元 "통합 위해 만신창이 각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수통합을 추진할 인사로 지목한 원유철 의원을 두고 당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황 대표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측이 소통 창구로 원 의원을 원했다고 언급했지만, 변혁을 이끄는 유승민 의원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당내에서도 "원 의원으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황 대표는 12일 수도권·충청권 중진 의원들과의 오찬 회동에서 원 의원을 두고 "그쪽에서 요구한 사람이라 무리 없이 잘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회동에 참석했던 심재철 의원이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밝혔다.정우택 의원도 식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가 '그쪽에서도 원 의원하고 접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쪽하고의 선택의 결과"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심 의원과 정 의원이 전한 황 대표의 발언 중 '그쪽'은 변혁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 의원은 이같은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해 "원유철 의원을 원한 적 없다"고 말했다고 유 의원 측이 연합뉴스에 전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원 의원이 변혁과의 통합을 지휘하는 데 적임자가 아니라는 견해가 잇따랐다.

심 의원은 이날 회동에서 황 대표에게 "원 의원은 유승민 의원과 구원(舊怨)이 있다.통합 작업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재고하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했다.

권성동 의원은 전날 황 대표에게 "통합추진단장으로 원 의원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며 "제가 알기로는 유승민 의원과 신뢰 관계가 없습니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한 재선 의원도 "원 의원 내정은 변혁보다는 우리공화당과 지지세력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2015년 정책위의장으로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추다가 유 의원이 청와대와 대립한 끝에 물러난 직후 원내대표를 이어 맡았다.

이듬해 총선에선 유 의원이 친박(친박근혜)계에 배척당해 공천을 받지 못하고 탈당 후 무소속 출마했다.

이런 과정에서 원 의원이 청와대·친박계의 입장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거나 따랐다는 것이다.

다만 황 대표는 권 의원의 문자메시지에 대해 기자들에게 "통합을 이뤄낼 수 있는 모든 자원과 함께하겠다"며 "다양한 의견을 내는 것은 좋다.

다 감안, 판단해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정진석 의원은 연합뉴스에 "원 의원은 심성이 고운 사람이고, 유 의원도 이걸로 시비 걸 정도로 협량한 사람은 아니다"라며 "문제 삼을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원 의원은 연합뉴스에 "그쪽 입장이 이해된다.

언젠가 자세한 사정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통합을 위해 만신창이가 될 각오가 됐다"는 입장을 보였다.

황 대표와 원 의원 모두 '유승민 의원'이 아닌 '그쪽'이라는 표현을 썼다.

변혁 내부의 다른 인사와 의견을 주고받았다는 의미로 읽힌다.

황 대표는 회동에서 지난 7일 유 의원과의 통화가 언론을 통해 알려진 데 대해 "하부(밑에 사람들)에다 '비공개다.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흘러나갔다"고 중진 의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신뢰가 소중한데, 보안 문제가 발생하면 신뢰가 깨진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날 회동에선 전희경 대변인이 박맹우 사무총장 성대모사를 했는데, "95% 수준으로 똑같았다"고 정진석 의원이 전했다.

정 의원은 "식사 자리에선 통합을 성공시켜야 한다는데 중지가 모였다.

한 치의 이견도 없었다"며 "통합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둘 다 강에 빠진다.강을 건너게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