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홍콩시위…도심 건물 화재에 교통대란까지

사진=연합뉴스

홍콩 시위가 격화 양상이다. 시위대들은 도심 한 가운데서 불을 질렀고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는 등 교통 대란까지 일어났다.

12일(현지시간)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중문대학, 이공대학, 시립대학 등 여러 대학 학생들은 교내 시위를 벌였다.

홍콩 시립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집무실 내 집기 등을 부쉈다. 학생들은 학교 출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 진입을 막았다. 중문대에서는 학생들이 차량과 함께 폐품 등을 쌓아놓고 불을 질렀다. 시위대는 홍콩 곳곳에서 폐품 등을 쌓아 놓고 불을 지르기도 했다.

경찰은 이에 맞서 최루탄, 물대포 등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일부 경찰은 교내까지 진입해 최루탄을 발사했고 중문대 교정에 물대포를 배치하고 학생들에게 파란 염료가 들어간 물을 뿌렸다.

시위로 대부분의 홍콩 내 대학은 수업을 중단했다. 국제 학교 등 홍콩 내 상당수 초중등 학교도 임시 휴교를 선언했다.

이날 저녁 도심 한 상점에서는 큰 불이 났다. 카오룽퉁 지역의 한 쇼핑몰 안에서는 시위대가 방화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앞서 오전에는 시위대가 지하철 운행 방해 운동에 나서면서 출근길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점심시간에는 금융 중심지인 센트럴 '랜드마크' 빌딩 앞에서 직장인들이 중심이 된 시위대 수백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시민들은 손을 올리고 다섯 손가락을 편 채 홍콩 정부에 시위대의 5대 요구를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홍콩 시위대는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을 요구해 왔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홍콩을 마비시키자고 하는 급진적인 누리꾼들의 행태는 지극히 이기적"이라며 "홍콩의 각계각층 사람들은 각자 자리를 지키고 폭력과 급진주의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홍콩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던 시위 참가자 차우 모(21) 씨는 불법 집회 혐의로 경찰에 체포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가 언쟁을 벌이던 친중 성향 남성의 몸에 불을 붙인 사건과 관련, 피해 남성은 여전히 위중한 상태라고 SCMP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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