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학생 알바 10명 중 4명 '생계형'…부당 경험도 70%

광주시 청소년노동인권센터 '청년 노동인권 실태조사' 발표…"제도 개선 필요"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광주 지역 대학생 10명 가운데 4명은 식비와 교통비 등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이들 가운데 70%는 임금 등에서 부당한 대우를 겪은 것으로 나타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광주시 청소년노동인권센터가 만 29세 이하 광주 대학생 2천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인권 실태조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본 사람은 81.1%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식비와 교통비, 의류비, 월세 등과 같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응답이 42.3%로 나타났다.취미활동과 여행비용을 목적으로 한 아르바이트는 각각 17.4%, 10.6%였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취미활동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응답이 53.5%로 가장 많았던 지난해 조사 결과를 고려하면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는 생존을 위한 '생계형 노동'에 가깝다고 센터는 분석했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이, 부채가 있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이, 아르바이트 시작 시기가 빠른 학생일수록 생활비 마련을 목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아르바이트하면서 부당한 대우를 경험해 본 대학생도 10명 가운데 7명에 달했다.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받은 사례가 33.7%로 가장 많았고, 주휴 수당 미지급(31.0%), 임금 꺾기(28.3%), CCTV 감시(24.1%) 순으로 부당대우 사례가 많았다.

일하면서 욕설이나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거나, 일방적으로 또는 부당하게 해고를 당한 일이 있다고 답한 대학생도 각각 10%에 달했다.또 임금을 계약보다 적게 받거나 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 대학생은 17.9%로 집계됐다.

이러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참고 일을 하거나 일을 그만두는 소극적인 대응이 각각 33.7%였다.

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4.0%)하거나 경찰에 신고(0.8%)하는 적극적인 대응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대응한다고 해도 합법적인 절차보다 가족이나 지인 등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개인적 수준에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센터는 분석했다.

해결 방법을 몰라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비율도 15.2%에 달해 부당대우 대처법에 대한 교육과 정보제공이 필요하다고 센터는 밝혔다.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 개선 사항과 관련해 34.2%가 '좋은 일자리를 확대해달라'고 응답해 가장 많았고, 최저임금 인상 13.8%, 사업장 관리 감독 강화 11.8%, 상담 기관 확대 11.2%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센터는 "체불임금 대응 제도를 개선하고, 부당대우에 대한 신고·상담제도 내실화해야 한다"며 "대학생 대상으로 노동 인권 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고용주를 대상으로 한 노동법 교육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