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펭수와 아기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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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통령(직장인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유튜브 펭귄 캐릭터 ‘펭수’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펭수가 등장하는 ‘자이언트 펭TV’의 구독자는 8개월 만에 50만 명을 넘었고, 총 조회수는 3600만 회를 돌파했다. 펭수 콘텐츠를 활용하기로 협약한 유아 에듀테크기업 유엔젤의 주가는 나흘 새 50% 가까이 올랐다. 기업들의 광고 모델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펭수는 EBS가 올해 4월 선보인 방송 캐릭터다. 이름은 ‘남극 펭’ 씨에 빼어날 수(秀), 나이는 열 살, 키는 210㎝, 거주지는 경기 고양시 일산에 있는 EBS 본사 소품실이다. 당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캐릭터였지만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어른 마음까지 사로잡는 ‘슈퍼스타’가 됐다. 영화계의 협업 수요에 할리우드 입성도 예상되고 있다.펭수의 인기 요소는 ‘위로’와 ‘공감’이다. 그는 의기소침한 사람들에게 말한다. “다 잘할 순 없어요. 하나 잘 못한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잘하는 게 분명 있을 겁니다. 그걸 더 잘하면 돼요.” “자신감은 자신한테 있어요. 아직 그걸 발견하지 못한 거예요.” 이런 그에게 20~30대뿐만 아니라 40~50대까지 따뜻한 위안을 받는다.
펭수가 주목받는 또 다른 측면은 캐릭터의 산업적 가치다. 국내 캐릭터산업의 연 매출 규모는 2005년 2조700억원에서 지난해 12조원으로 커졌다. 2003년에 나온 유아용 캐릭터 ‘뽀로로’는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돼 연간 150억원의 판권 수익을 올리고 있다. 2015년 탄생한 ‘아기상어’도 미국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면서 캐릭터 가치가 급상승했다.
아기상어는 한국 스타트업인 스마트스터디가 미국 구전동요를 편곡하고는 유아용 콘텐츠 ‘핑크퐁’을 통해 선보였다. 유튜브 구독자 800만 명, 조회수 34억5000만을 넘었다. 올해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워싱턴 내셔널스의 비공식 응원가로 쓰여 더욱 화제를 모았다. 지난 5일 백악관에서 열린 우승 축하연에서도 연주됐다.이들 캐릭터는 과거와 달리 유튜브를 타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문화산업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어제 펭수의 카카오톡 이모티콘 24종이 시장에 나왔다. ‘펭클럽(펭수 팬클럽)’ 회원들은 “잘 만든 캐릭터 하나 열 기업 안 부럽다”며 환호했다. 창의력에 공감의 날개를 달면 ‘펭귄도 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성공 사례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펭수는 EBS가 올해 4월 선보인 방송 캐릭터다. 이름은 ‘남극 펭’ 씨에 빼어날 수(秀), 나이는 열 살, 키는 210㎝, 거주지는 경기 고양시 일산에 있는 EBS 본사 소품실이다. 당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캐릭터였지만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어른 마음까지 사로잡는 ‘슈퍼스타’가 됐다. 영화계의 협업 수요에 할리우드 입성도 예상되고 있다.펭수의 인기 요소는 ‘위로’와 ‘공감’이다. 그는 의기소침한 사람들에게 말한다. “다 잘할 순 없어요. 하나 잘 못한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잘하는 게 분명 있을 겁니다. 그걸 더 잘하면 돼요.” “자신감은 자신한테 있어요. 아직 그걸 발견하지 못한 거예요.” 이런 그에게 20~30대뿐만 아니라 40~50대까지 따뜻한 위안을 받는다.
펭수가 주목받는 또 다른 측면은 캐릭터의 산업적 가치다. 국내 캐릭터산업의 연 매출 규모는 2005년 2조700억원에서 지난해 12조원으로 커졌다. 2003년에 나온 유아용 캐릭터 ‘뽀로로’는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돼 연간 150억원의 판권 수익을 올리고 있다. 2015년 탄생한 ‘아기상어’도 미국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면서 캐릭터 가치가 급상승했다.
아기상어는 한국 스타트업인 스마트스터디가 미국 구전동요를 편곡하고는 유아용 콘텐츠 ‘핑크퐁’을 통해 선보였다. 유튜브 구독자 800만 명, 조회수 34억5000만을 넘었다. 올해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워싱턴 내셔널스의 비공식 응원가로 쓰여 더욱 화제를 모았다. 지난 5일 백악관에서 열린 우승 축하연에서도 연주됐다.이들 캐릭터는 과거와 달리 유튜브를 타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문화산업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어제 펭수의 카카오톡 이모티콘 24종이 시장에 나왔다. ‘펭클럽(펭수 팬클럽)’ 회원들은 “잘 만든 캐릭터 하나 열 기업 안 부럽다”며 환호했다. 창의력에 공감의 날개를 달면 ‘펭귄도 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성공 사례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