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하면 또' 대전 무기 관련시설서 폭발…시민 불안(종합)

국방과학연구소 실험실 '꽝'…연구원 등 5명 사상
로켓 생산 한화 대전공장서는 9개월 사이 2차례 폭발로 8명 사망
화약·폭약, 로켓 등 무기를 다루는 대전지역 주요 시설에서 인명 피해를 동반한 폭발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13일 오후 4시께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ADD) 9동 젤 추진제 연료 실험실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선임 연구원 A(30)씨가 숨졌다.

함께 있던 다른 연구원 B(32)씨 등 4명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당시 로켓 추진제 연료(니트로메탄)를 다루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ADD는 군용 병기·장비·물자에 관한 기술적 조사·연구·개발·시험 등을 담당한다.

다루는 무기는 소총부터 전차, 장갑차, 포, 수상함, 잠수함, 항공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1970년 창설돼 1983년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ADD에서는 지난해 4월 24일 오후 3시 20분께 탄 관련 시험을 하던 중 불이 나 일부 시설이 파손되기도 했다.

연구소 주변에서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목격한 시민의 문의 전화가 당시 119 등에 빗발쳤다. 지난해 6월 1일에는 연구동 실험실에 있던 냉장고에서 불이 나 119소방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ADD 바로 옆에서 로켓을 비롯한 유도무기를 개발하는 한화 대전공장에서도 지난 2월 14일 로켓 추진체에서 연료를 분리하는 작업 도중 폭발 사고가 나 근로자 3명이 숨졌다.

한화 대전공장에서는 앞서 지난해 5월 29일에도 로켓추진 용기에 고체연료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5명이 숨졌다.

9개월 사이 폭발 사고 2건으로 모두 8명이 숨진 것이다.

한화는 ADD 추진체 생산시설이던 이곳을 1987년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화약과 로켓 등 무기를 다루는 시설에서 잇따라 사고가 나자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 시설이 있는 유성구는 35만명이 거주하는 인구 밀집 지역이다.

인근에 수만 명이 입주한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있다. 주민 고모(44·유성구 노은동) 씨는 "또 폭발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며 "잊을만하면 각종 폭발 사고가 계속 발생하니 불안해서 살 수 있느냐"고 호소했다.

/연합뉴스